'금쪽이'가 된 컵대회 MVP…KCC 새해 소망은 존슨의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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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kt전서 약 11분 출전에 그쳐…전창진 감독 "딜레마에 빠진 듯"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10분 56초. 알리제 드숀 존슨(KCC)이 지난 1일 프로농구 수원 kt전에서 받은 출전 시간이다.
1쿼터 10분을 모두 소화한 존슨은 2쿼터에는 뛰지 못했고 3쿼터에도 고작 56초만 코트를 밟았다. 승부처였던 4쿼터에도 벤치를 지켰다.
존슨은 정규리그의 전초전 격인 KBL 컵대회의 최우수선수(MVP)다. 그는 지난해 10월 열린 컵대회 kt와 4강전에서 40점 18리바운드를 맹폭하는 무서운 활약으로 국내 팬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은 바 있다.
1996년생 존슨은 미국프로농구(NBA)의 하부리그(G리그)에서 지난 시즌 평균 15.5점 12.2리바운드라는 준수한 성적을 냈다.
최준용과 함께 '달리는 포워드'로 기대를 한 몸에 받던 존슨이지만 최근 코트에서 표정이 어둡다.
시즌 초반 30분가량 뛰던 존슨은 최근 출전 시간이 줄었다. 지난달 24일 창원 LG를 95-91로 꺾은 경기에서는 31점을 폭발한 라건아에게 밀려 6분 15초밖에 뛰지 못했다.
올 시즌 24경기에 출전한 존슨은 평균 18분가량 뛰며 13.3점 7.8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KBL 최고 외국 선수 자리를 두고 다툴 것으로 보였던 개막 전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 10월 22일 열린 올 시즌 첫 홈 경기에서 서울 삼성을 106-100으로 격파한 후 "자밀 워니? 그게 누구냐"라며 자신감을 드러내던 모습과는 사뭇 달라진 상황이다.
(군산=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15일 전북 군산월명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CC와 울산 현대모비스의 '2023 MG새마을금고 KBL 컵대회' 결승에서 부산 KCC가 우승했다.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알리제 드숀 존슨이 트로피를 받고 있다. 2023.10.15 [email protected]
당시 존슨은 수년간 KBL 최고 선수로 활약해 온 워니와 비교에 "누군지 모른다"고 능청스럽게 답하며 활약을 예고했으나, 워니와 격차는 벌써 크게 벌어졌다.
워니는 2019년 한국 무대 입성 후 최고치인 평균 25.7점을 기록하며 펄펄 날고 있다. 현재 득점 1위다. 리바운드(11.6개) 부문에서도 3위다.
1일 kt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전창진 감독은 최근 존슨보다 라건아에게 기회를 주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전 감독은 "존슨이 어려서 그런지 자기중심적인 성향이 강하다. 그게 조금 누그러져서 한국 농구에 적응하도록 코칭스태프와 대화했으면 하는데, 아직은 자기 고집을 피우는 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수비적인 부분에서 개선이 절실하다. 본인은 수비를 잘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G리그에서는 (팀) 성적과 관계 없이 뛴다. 하지만 해외 무대에서는 돈을 받고 뛰는 선수로서 승부가 따라다니는데 그 중요성을 아직 모른다"고 짚었다.
존슨이 뛴 G리그는 NBA에 도전하기 위한 무대로 인식된다. 선수들도 소속팀의 우승보다는 NBA 진출을 염두에 두고 코트를 누비는 성향이 강하다.
존슨이 G리그 외 해외의 프로리그에서 뛰는 건 올 시즌 KBL이 처음이다.
전 감독은 "수비에서 부족한 부분을 말해주면 '내가 다 할 수 있다'고만 한다. 그런데 막상 경기 중에는 문제가 나온다"며 "공격에서도 혼자 다 처리하려고 하니 국내 선수가 공을 잡지 못한다. 고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3쿼터 종료 20초 전 골밑 깊숙한 지점에 자리 잡은 존슨은 자신 있게 1대1 공격을 시도했다. 그러나 도움 수비로 맞선 kt의 전략에 실책을 저질렀고, 이게 실점으로 이어졌다.
황급히 벤치에서 쉬고 있던 라건아에게 달려간 전 감독은 교체를 지시했다.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1일 경기도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수원 KT 소닉붐과 부산 KCC 이지스의 경기. KCC 라건아가 돌파하고 있다. 2024.1.1 [email protected]
전 감독은 존슨이 프로농구에서 뛰는 외국 선수 가운데 최고 수준은 아니라고 봤다. kt의 패리스 배스처럼 팀이 필요한 역할을 해내 승리를 이끌지는 못한다고 평가했다.
NBA 진입을 노리던 존슨이 역량에 대한 '자부심'과 코트에서 보여주는 경기력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한 것이다.
전 감독은 "G리그에서도 상당히 잘했던 선수지만, 이제 여기서 만나는 상대 외국 선수가 자신보다 훨씬 월등한 기량을 지니고 있음을 느끼면서 딜레마에 빠진 것 같다. 배스만 봐도 (존슨보다) 월등히 잘한다"고 설명했다.
전 감독은 특히 존슨을 대구 한국가스공사에서 뛰는 앤드류 니콜슨과 비교했다.
NBA 출신 베테랑 포워드 니콜슨은 리그 최고의 슈팅 능력을 자랑하지만, 활동량·수비·팀 플레이 등에서 약점을 보인다.
전 감독은 "슛만 보면 니콜슨만큼 잘 넣는 선수가 어디 있냐. 그런데 경기는 진다"며 "이런 부분을 이야기해주려 한다. 존슨이 아직 26세로 어리고, 해외에서 뛰는 것도 여기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못하면 퇴출당할 수도 있어'라고 말해주면 아직 스스로 납득하지 못할 것이다. 이런 일이 없도록 본인이 노력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아직 조금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 존슨은 1쿼터에만 9점 8리바운드를 쓸어 담았으나, 스코어는 14-19로 밀렸다. 라건아가 출전한 2, 3쿼터 kt를 따라잡은 KCC는 4쿼터 막판까지 접전을 펼쳤지만 아쉽게 80-83으로 경기를 내줬다.
전 감독은 새해 소망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존슨의 성장을 언급했다.
그는 "존슨이 훈련을 열심히 하지 않거나 말을 안 듣는 건 아니다"라며 "다만 본인이 방향을 바꾸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1일 경기도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수원 KT 소닉붐과 부산 KCC 이지스의 경기. KCC 전창진 감독이 심판 판정에 항의하고 있다. 2024.1.1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