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5분만 축구하는" 포항…박태하 감독 "진이 다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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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요새 우리는 축구 5분만 합니다!"
프로축구 K리그1 선두 포항 스틸러스는 4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치른 하나은행 K리그1 2024 11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북 현대를 상대로 고전했다.
감독대행 '충격 요법'의 효험이 사라져가는 전북이라지만, 티아고, 송민규, 전병관 등이 펼친 공격은 위협적이었고, 포항이 흐름을 내준 시간도 작지 않았다.
기자석에서 포항 선수들의 슈팅이 골대를 외면할 때마다 아쉬움에 몸부림치던 포항 임정민 홍보팀장은 후반 44분, 대기심이 추가시간 '4분'을 알리자 "어차피 우리는 요즘 막판 5분만 축구를 한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임 팀장,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더 크게 응원의 함성을 내지르던 1만여 포항 팬들의 바람은 보란 듯이 이뤄졌다.
추가시간 4분도 지난 후반 49분 20초쯤 오베르단이 골 지역 왼쪽에서 날린 슈팅이 골키퍼에게 막히자 김종우가 재차 슈팅해 골대를 갈랐고, 포항은 1-0으로 승리했다.
포항은 10경기(7승 3무) 무패를 달리며 선두(승점 24) 자리를 굳게 지켰다. 이날 FC서울을 1-0으로 물리친 2위(승점 23) 울산 HD의 추격을 따돌렸다.
포항은 올 시즌 후반전에 특히 강하다.
이날까지 18골을 터뜨렸는데 그중 15골이 후반에 터졌다. 그리고 그중 6골이 후반 추가시간에 나왔다.
임 팀장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목소리를 높이던 포항 팬들의 바람에는 '근거'가 있었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 나선 박태하 감독은 "진이 다 빠진다. 진이 다 빠져"라며 웃으며 한숨부터 쉬었다.
이어 "오늘 끝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막판에 강한 모습을 보이는 비결을 묻는 말에는 "정확하게 답은 못 드리겠다"면서 "팀워크적으로, 어떤 선후배 관계, 그리고 훈련 분위기 등 여러 환경에서 오는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땀과 노력, 간절함. 이런 게 모여 좋은 결과가 따라오는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만약 이날 비겼다면, 홈에서 4경기 연속 무승부에 그치는 상황이었다.
박 감독은 "부담감이 없지 않았다. 특히 선두권 유지를 위해 홈에서 승점을 챙기는 게 큰 부분이었는데, 오늘 아쉬웠던 부분이 해소된 것 같다"고 말했다.
포항은 이날 숱한 득점 기회를 날렸다. 특히 브라질 출신 공격수 조르지의 마무리가 아쉬웠다.
올 시즌을 앞두고 포항 유니폼을 입은 그는 아직 마수걸이 골을 신고하지 못했다.
박 감독은 "조르지는 골 넣고 못 넣고를 떠나서, 계속 신임할 수밖에 없다. 득점 외 부분에서도 많은 기여를 하기 때문이다. 끝까지 믿고 기용하겠다"며 믿음을 보였다.
한편, 패장이 된 박원재 전북 감독대행은 "(감독대행 체제의) 동력이 떨어지는 시점이 온 것 같다"면서 "(다음 경기까지) 새 감독님이 오실지 안 오실지는 모르겠지만, 준비하겠다. 2연패 한 거에 대해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부분을 잘 회복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