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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라드 "V리그 데뷔 기뻐"…에스페호 "눈 오는 성탄절 신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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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키스탄 출신 무라드, 성탄절에 V리그 데뷔

    대한항공 무라드와 에스페호
    대한항공 무라드와 에스페호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대한항공 외국인 선수 무라드(오른쪽)와 에스페호(가운데)가 2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OK금융그룹과의 경기가 끝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은 통역 정재균 씨.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프로배구 남자부 대한항공은 아시아에서 온 외국인 선수 두 명을 기용해 성탄절에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아시아쿼터로 뽑은 필리핀 태생 에스페호 마크(등록명 에스페호)는 물오른 경기력을 과시했고, V리그 최초 파키스탄 선수인 무라드 칸(등록명 무라드)은 한국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눈이 내린 2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과의 홈 경기에서 대한항공은 세트 스코어 3-0(28-26 25-18 25-22)으로 승리했고, 에스페호와 무라드는 밝은 표정으로 대한항공 동료들과 세리머니를 펼쳤다.

    경기 뒤 만난 무라드는 "V리그 데뷔전을 치러 기쁘다. 계속해서 대한항공에서 뛰며, 팀이 상승세를 타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며 "한국에서 뛴 첫 번째 파키스탄 선수라는 타이틀도 좋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호주 출신 왼손 공격수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가 이번 시즌 무릎과 허리 부상으로 지난달 30일 이래 결장하자 무라드를 '일시 대체 선수'로 영입했다.

    공격 시도하는 무라드
    공격 시도하는 무라드

    (서울=연합뉴스) 대한항공 무라드가 2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OK금융그룹과의 홈 경기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2023.12.25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한국배구연맹은 외국인선수관리규칙 제12조 2항 1호에서 '기존선수의 부상이 4주 이상일 시 대체 선수 영입이 가능하다'고 명시했다.

    대한항공은 링컨의 회복을 기다리며, 무라드의 경기력을 확인할 생각이다. 구단이 두 장의 카드를 쥐고 있는 셈이다.

    무라드는 짧은 기간에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야 대한항공에 잔류할 수 있다.

    그는 "부담감을 느끼지만, 일단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날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주전 세터 한선수가 전위에 들어가고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이 후위로 내려갈 때 한선수 대신 무라드, 임동혁 대신 세터 유광우를 투입하는 '더블 스위치' 작전을 썼다.

    무라드를 '조커'로 기용하겠다는 의미다.

    경기 뒤에도 틸리카이넨 감독은 "아포짓 스파이커 두 명(임동혁과 무라드)을 보유하고 있는 건 팀에 도움이 된다"고 밝히면서도 "임동혁이 지금 주포로 잘하고 있다. 아직 무라드의 활용법에 관해 말하기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짧은 시간 코트에 서고도 블로킹 득점 1개를 포함해 6득점 한 무라드는 "아직 보여줄 게 많다. 빨리 100%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무라드는 한국 남자배구 팬들에게는 익숙한 얼굴이기도 하다.

    8월 아시아선수권에서 파키스탄 대표로 한국과 만나 23점(한국 승리),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한국전(파키스탄 승리)에서 19점을 올렸다. 두 경기 모두 무라드가 최다 득점자였다.

    무라드가 국제 무대에서 한국 남자배구를 놀라게 했던 파괴력을 V리그에서도 보여준다면, 출전 기회는 더 늘어날 수 있다.

    기뻐하는 에스페호
    기뻐하는 에스페호

    (서울=연합뉴스) 대한항공 에스페호(가운데)가 2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OK금융그룹과의 홈 경기에서 득점한 뒤, 김규민과 두 손을 마주치고 있다. 2023.12.25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에스페호는 경기를 치를수록, 팀 내 입지를 굳히고 있다.

    1, 2라운드에서는 주전으로 자리 잡지 못했던 에스페호는 3라운드에서 대한항공 아웃 사이드히터 한자리를 꿰찼다.

    득점은 1라운드 18점, 2라운드 7점에서 3라운드 67점으로 크게 올랐다. 특히 1, 2라운드 전체 1개였던 서브 에이스가 3라운드에서 10개로 늘었다.

    에스페호는 "틸리카이넨 감독이 '서브로 상대를 무너뜨리라'고 주문했다"며 "내 서브가 라인 안에만 들어가면, 우리 팀에 유리한 상황이 벌어진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직 한국의 겨울 날씨는 두렵지만, V리그 생활은 완전히 적응했다.

    에스페호는 "한국 날씨는 정말 미친 것 같다. 추운 날에는 방에서만 지낸다. 필리핀에서는 눈을 볼 수 없다. 눈 내리는 성탄절이라니…. 정말 신기하다"고 웃으며 "V리그 생활은 즐겁다. 출장 기회가 많아져서 더 좋다"고 했다.

    새로운 동료 무라드를 향해서도 에스페호는 "깊이 생각하지 말고, 그저 공을 세게 때리면 된다"며 "하고 싶은 걸 모두 하면서 경기를 즐기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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