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승 올린 안준호 체제 남자농구…항저우 잊고 '원팀 코리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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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호 감독 "선수들, 국가대표로서 태도 달라져…사명감·책임감"
'항저우 참사' 돌아본 김종규 "여러 가지로 내부적 문제 있었어"
(원주=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34점 차 대승으로 첫승을 신고한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의 안준호 감독은 '원팀 코리아'를 향한 뜻깊은 첫발을 내디뎠다며 흡족해했다.
안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5일 강원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 A조 2차전에서 태국을 96-62로 물리쳤다.
이는 지난달 부임한 안 감독의 국가대표 사령탑 데뷔 첫 승이다. 안 감독에게는 12여 만에 현장 지도자로 복귀를 알리는 승리이기도 하다.
지난 22일 호주와 원정 경기로 치른 데뷔전에서는 아쉽게 경기 막판 무너져 71-85로 패했다.
안 감독은 태국전 직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원팀 코리아로 슬로건을 정한 후 한마음 한뜻으로 목표를 공유했다. 팀의 성공을 위해 자신의 영광을 기꺼이 희생할 줄 아는 정신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대승을 돌아보며 웃은 안 감독은 "선수들이 다 각 팀 주전이라 (KBL) 4라운드가 끝나고 거의 탈진 상태였다"며 "호주 원정을 가는 데에도 24시간, 오는 데에도 24시간이 걸렸는데 선수들이 불평 하나 없었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국가대표 선수로서 태도가 달라졌다.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뛴 것"이라고 말했다.
안 감독 체제로 재편한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수비로 상대를 압도했다.
오재현(SK)·변준형(상무) 등 국내에서 체격, 속도, 힘을 두루 갖춘 것으로 손꼽히는 선수들이 압박 강도를 높였고, 송교창(KCC)·강상재(DB) 등 포워드들도 전방까지 전진해 상대를 괴롭혔다.
압박에 고전한 태국의 주포 프레더릭 리시와 모지스 모건은 전반 종료 5분여 전 인바운드 패스 과정에서 실책성 플레이를 보이며 신경질적으로 언쟁하기도 했다.
리바운드에서 48 대 31로 압도한 한국은 상대 실책도 17개를 유발했다. 리바운드 직후 짜임새 있는 움직임을 통해 상대 진영으로 단숨에 넘어가는 등 공격 속도를 특히 높였다.
우리나라의 '빠른 농구'에 고전한 태국은 전반에만 20점 차가 넘는 격차를 허용하며 끌려갔다.
이날 가장 많은 리바운드(14개)를 따낸 하윤기는 공격 작업을 돌아보며 "3초 안에 (상대 진영으로) 넘어가는 공격"이라고 표현했다.
안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국내에서는 신장이 크다고 하지만 국제 무대에 가면 신장 열세를 극복해야 한다. 그 시발점은 강력한 수비"라며 "요즘 트렌드가 빠른 농구다. 공수 전환 속도를 높이는 게 우리 팀의 색깔"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거기에 더 정확하고 섬세한 조직력이 더해진다면 응집력이 있고 상당히 좋은 팀이 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베테랑 센터 김종규는 안 감독이 강조한 '팀 정신'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역대 가장 낮은 순위인 7위로 마쳐 '항저우 참사'라는 자조적 평가까지 나온 지난 아시안게임을 돌아본 김종규는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그때는 내부적으로 여러 가지로 좋지 못한 부분이 많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런 부분을 반성하고 선수들끼리 다시 소집해서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고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항저우=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3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8강전,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
3쿼터 대한민국 김종규와 중국 두룬왕이 양팀간 볼다툼과 관련해 언성을 높이고 있다. 2023.10.3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