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보의 악순환 끊어낼 새 수장은?…6일 여자축구연맹 회장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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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종철 피파스포츠 대표·양명석 전 대구협회장·정해성 전 전강위원장 3파전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위기에 몰린 여자축구 행정을 이끌어갈 수장이 사흘 뒤 결정된다.
6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한국여자축구연맹 제9대 회장 선거가 치러진다.
17년이나 여자연맹을 이끌던 오규상 전 회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치러지게 된 선거다.
오 전 회장은 지난해 12월 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해 당선됐으나 지병이 악화해 같은 달 세상을 떠났고, 여자연맹은 재선거 절차에 착수했다.
이번 선거 후보로는 권종철(61) 피파스포츠 대표, 양명석(57) 전 대구시축구협회 회장, 정해성 전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66)이 출마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권 후보는 심판 출신의 사업가다.
1995년부터 2007년까지 13년 동안 한국프로축구연맹 심판으로 활약했으며, 같은 기간 FIFA(국제축구연맹) 국제 심판으로도 활동하다 2007년 현역에서 물러났다.
권 후보는 2005년 피파스포츠를 설립해 스포츠용품 사업을 시작, 글로벌 브랜드 조마, 켈미 등의 국내 판권을 따내며 사업을 확장해왔다.
권 후보는 ▲ WK리그 프로화를 통한 여자축구 시장성 확대 ▲ 여자 코리아컵 개최 ▲ 여자연맹 사무국 증원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양 후보는 사업가 출신의 축구 행정인이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던 시절 재중축구협회 이사를 맡으며 축구계와 인연을 맺은 양 후보는 이후 달성군축구협회장, 대구시축구협회장 등을 역임했다.
약 10년 전부터 유소녀 선수들에게 개인 후원을 하며 여자축구에 대한 애정을 키워왔다.
양 후보는 ▲ 여자 대학 리그 별도 운영 ▲ WK리그 확대 및 예산 증액 ▲ 여성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다.
정 후보는 후보들 중 대중적 인지도가 가장 높은 인물이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을 코치로 보좌하며 4강 신화 작성에 이바지했고,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도 수석코치로 16강 진출에 기여했다.
이후 K리그와 베트남 리그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고, 최근에는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을 지냈다.
정 후보는 당선되면 ▲ WK리그 중계권 확대 및 접근성 제고 ▲ WK리그 프로화 기반 구축 ▲ 여자 올스타전·코리아컵 개최 ▲ 선수·지도자·심판 해외 연수 추진 등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여자축구계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굵직한 사업체를 운영 중인 권 후보가 다른 두 후보보다 경쟁에서 다소 앞서는 분위기다. 다만, 막판까지 선거전이 워낙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어 판세가 기울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한국 여자축구는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상업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데 실패한 WK리그는 현 8개 팀 체제를 유지하는 것도 버거워한다.
다수의 구단이 지자체 보조금에만 의존하다시피해 운영되는 형편이다.
기업구단들 사이에서도 모기업에 최소한의 홍보 효과마저 가져다주지 못하는 현 상황이 이어진다면 존속이 어려울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감돈다.
엘리트 축구선수를 꿈꾸는 소녀들은 나날이 줄어들고 있고, 여전히 지소연(시애틀), 조소현(버밍엄) 등 황금세대에 의존하는 대표팀 경기력은 내리막길이다.
여자축구계 한 관계자는 "새 회장은 퇴보의 악순환을 끊어내야 하는 중책을 맡아야 한다. 여자축구에 대한 애정은 기본이고, 경영 마인드에 강한 결단력과 추진력을 갖춘 회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거인단은 선수, 지도자, 심판 등 총 80명으로 구성됐다.
오전 9시 1차 투표가 진행된다. 한 후보가 유효투표의 과반수를 얻으면 그대로 당선되며, 그렇지 못하면 2차 투표와 결선 투표가 이어진다.
2차 투표와 결선 투표는 가장 적게 득표한 후보가 차례로 탈락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