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지휘봉' 김학범 "6년 만의 복귀? 항상 경기장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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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의 역량은 팀이 어려울 때 발휘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K리그 무대에서 꽃을 한 번 더 피워봐야죠."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의 지휘봉을 잡고 6년 만에 K리그 무대에 복귀한 김학범(63) 감독이 '파이널A 진입 →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진출 → K리그1·FA컵 우승'이라는 단계별 청사진을 제시했다.
제주 구단은 5일 김학범 감독을 17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2017년 11월 광주FC 감독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던 김학범 감독은 제주 지휘봉을 잡고 6년 만에 K리그 현장으로 돌아왔다.
김 감독은 6년 전 K리그를 떠났지만 이후 23세 이하(U-23) 태극전사들을 지휘하며 뛰어난 성적표를 남겼다.
2018년 U-23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그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축구의 아시안게임 2연패를 이끌었다.
김 감독은 2020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결승 진출에 성공, 2020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더니 결승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1-0으로 꺾고 전승 우승(6승)의 기쁨을 맛봤다.
비록 2021년 펼쳐진 도쿄 올림픽에서 8강 탈락의 고배를 마시며 지휘봉을 반납했지만 김 감독은 이후에도 꾸준히 K리그 경기장을 찾아다니며 각 팀의 전술과 선수들을 살펴보는 행보를 이어갔다.
김 감독은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K리그에는 6년 만에 돌아왔지만 대표팀을 맡았을 때도 항상 K리그 경기를 보러 다니며 현장을 지켰다"라며 "K리그와 전혀 떨어져 있지 않았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김 감독은 국내 사령탑 가운데 대표적인 '학구파 지도자'로 손꼽힌다.
그는 2006년 '델파이 방법을 활용한 축구 훈련방법에 관한 내용 분석'이라는 논문으로 운동생리학 박사 학위를 땄다. 당시 성남을 이끌었던 김 감독은 그해 K리그 우승을 지휘했다.
경험과 이론을 현장에 녹여낸 노력 덕분에 김 감독은 K리그의 대표적인 지략가로 인정받았다.
김 감독은 "지도자는 항상 도전해야 한다"라며 "K리그에서 잠시 떠나있었을 뿐 현장을 계속 돌아다니면서 선수들을 지켜봤다. 오히려 다른 지도자들보다 더 많이 파악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가 다음 시즌 나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우선 팀에 숨은 문제들을 파악하고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제주라는 팀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성적이 제대로 나지 않는다는 것은 내부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빨리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조금 낡아 보이는 경기 운영 방식을 빨리 바꾸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팀의 수비진은 좋다. 다만 공격과 미드필더 자원이 아쉽다. 스피드 있는 공격수를 보강하겠다"라며 "팀의 고참인 구자철도 좋은 컨디션에서 존중받으며 뛸 수 있도록 돕겠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의 가장 큰 목표는 K리그1 우승이다. 하지만 단계적인 팀의 발전을 생각하고 있다.
김 감독은 "우선 상위 스플릿(파이널A)에 포함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다음에 ACLE에 진출하고, 궁극적으로 FA컵 우승과 K리그1 우승에 도전하겠다"라며 "감독의 역량은 팀이 어려울 때 발휘된다. 결국 목표 달성은 감독의 몫"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