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2017년 그리고 2024년…非타이거즈 감독과 KIA의 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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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로 간판 바꾼 2001년 이래 조범현·김기태 전 감독이 우승 지휘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11대 감독으로 선임된 이범호 감독이 13일 호주 캔버라에 차린 스프링캠프에서 구단의 감독 임명 발표 후 선수단과 인사하고 있다. 이 감독은 전날까지 1군 타격 코치로 선수들과 땀을 흘렸다.
[KIA 타이거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난데없는 날벼락을 맞아 새 감독을 뽑아야 했던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선택은 혁신과 젊은 리더십에 방점이 찍힌다.
KIA 구단은 장차 유망한 지도자감으로 일찌감치 육성해 온 이범호 타격코치를 11대 감독으로 13일 선임하고 팀 수습과 재건의 막중한 책임을 맡겼다.
원했든 원치 않든 KIA는 1980년대생 첫 사령탑 선임이라는 이정표도 KBO리그에 세웠다.
KIA 구단은 김종국 전 감독이 부정 청탁에 따른 배임수재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자 지난달 29일 경질하고 보름 동안 후임 감독을 공들여 찾아왔다.
내부와 외부를 아울러 10명 가까운 후보를 면밀하게 검증한 뒤 일찌감치 이 코치의 감독 승격으로 가닥을 잡고 13일 모기업인 현대기아차 그룹의 재가를 받았다.
KIA 구단은 인선 과정에서 팬들의 여론이 좋지 않은 특정 대학 출신 인사는 사실상 배제했다.
또 해태, KIA로 이어지는 타이거즈 출신 프랜차이즈 스타도 거르고 이범호 코치를 새 선장으로 낙점했다.
KIA는 한화 이글스 색깔이 강했던 이 감독을 2011년 영입한 뒤 호랑이로 9년간 키워냈다.
마치 선수 이력을 처음부터 타이거즈에서 시작한 스타처럼 이 감독을 예우했고, 이 감독도 구단의 지극정성에 늘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2019년을 끝으로 이 감독이 선수 생활을 마감하자 KIA 구단은 2020년 스카우트, 2021년 퓨처스(2군 감독), 2022∼2023년 1군 타격 코치로 꾸준히 육성하며 이 감독의 자질을 차근차근 평가해왔다.
이범호 KIA 신임 감독이 13일 호주 캔버라의 나라분다 볼파크에서 훈련 중인 선수들을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982년 원년구단으로 KBO리그에 참가한 타이거즈 역대 사령탑은 10명에 불과하다.
1983년부터 2000년까지 18년간 장기 집권하며 9차례나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김응용 전 감독 덕에 타이거즈는 KBO리그 최고 명문 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김 전 감독이 삼성 라이온즈로 떠난 뒤 2001년 KIA로 명패를 바꾼 타이거즈의 감독은 독이 든 성배를 마신 것이나 다름없었다.
김성한(2001∼2004년·3대), 서정환(2006∼2007년·5대), 선동열(2012∼2014년·7대), 김종국(2022∼2023년·10대)에 이르기까지 역대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차례로 KIA의 사령탑에 앉았지만,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염원을 풀지 못한 채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하차했다.
도리어 타이거즈 역사에 10번째, 11번째 우승컵을 안긴 감독은 타이거즈 선수 출신이 아닌 조범현 6대 감독과 김기태 8대 감독이었다.
김 전 감독의 고향은 타이거즈의 연고지인 광주이지만, 타이거즈에서 뛴 적은 없다.
조 전 감독은 2009년, 김 전 감독은 2017년 각각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뽐낸 김응용 전 감독 아래 개성 강한 선수들이 하나로 똘똘 뭉쳐 9차례 이룬 한국시리즈 우승 신화는 곧 신화나 다름없다.
그만큼 타이거즈 출신 순혈주의 색채도 짙어졌다.
그러나 김종국 전 감독이 후원업체에서 받은 뒷돈 추문으로 물러나자 타이거즈 출신 지도자를 이번에는 감독 후보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프랜차이즈 스타는 아니지만, 팀 사정을 잘 알고 소통에도 능한 이범호 감독이 그 덕에 기회를 잡았다.
KIA 구단은 이미 이 감독의 지도자로서의 소통과 지도 능력을 높이 샀고, 검증받지 않은 초보 감독인데도 능히 현재 난관을 헤쳐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LG 트윈스, kt wiz와 더불어 올해 우승을 다툴 3강 중 한 팀으로 평가받는 터라 이 감독의 팀 운영 능력보다는 선수들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낳을 시너지 효과에 더 크게 기대한 측면도 있다.
현역 시절 공격적인 스윙과 장타로 이름을 날린 이범호 감독은 "임기(2년) 안에 반드시 팀을 정상권에 올려놓겠다"며 소감을 화끈하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