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KB '박지수의, 박지수에 의한, 박지수를 위한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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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리그 1∼5라운드 MVP 석권, 득점-리바운드-공헌도 압도적 1위
박지수 결장한 지난 시즌에는 5위…이번 시즌 24승 2패 선두 질주
(청주=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여자프로농구 청주 KB가 14일 2년 만에 정규리그 1위를 탈환한 것은 국가대표 센터 박지수(25·196㎝)를 빼놓고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의 게티즈버그 연설에 나오는 표현을 빌려 '박지수의, 박지수에 의한, 박지수를 위한' 우승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박지수는 2023-2024시즌 여자프로농구에서 13일까지 21.2점으로 득점 1위, 15.8리바운드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블록슛도 1.7개로 1위를 달리는 박지수는 선수의 활약을 수치로 환산한 공헌도 부문 역시 압도적인 1위다.
평균 득점 20점 이상은 박지수가 유일하고, 리바운드 2위 진안(BNK)은 10.3개로 박지수와 5개 이상 차이가 난다.
공헌도는 1천142점의 박지수가 2위 김단비(우리은행)의 837점을 큰 격차로 따돌리고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리그 사상 가장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는 박지수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 1라운드부터 5라운드까지 라운드 최우수선수(MVP)를 석권했다.
1998년 여자프로농구 출범 이후 라운드 MVP를 한 선수가 휩쓴 것은 올해 박지수가 처음이다.
마지막 6라운드도 이미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KB가 박지수의 출전 시간 관리에 들어가지 않는 한 박지수 차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시즌 공황 장애 등의 이유로 정규리그 30경기 가운데 9경기 출전에 그쳤던 박지수는 이번 시즌에는 26경기에 모두 나오며 팀의 중심을 잡고 있다.
박지수가 흔들렸던 지난 시즌 KB가 10승 20패로 5위에 그쳐 4강 플레이오프에도 나가지 못했던 점을 떠올리면 박지수가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짐작할 수 있다.
박지수는 이번 시즌 리바운드 15.8개로 프로 데뷔 이후 최다를 기록 중이고, 3점슛도 8개를 넣으며 활동 반경을 점차 넓히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는 한 시즌 최다 3점슛이 3개에 불과했다.
특히 어시스트도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평균 5.6개를 배달하며 한껏 물오른 경기력을 뽐내고 있다.
박지수가 팀의 중심을 잡으면서 KB는 강이슬, 허예은, 김민정 등 다른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더 많아지는 부수적인 효과도 커졌다.
정규리그 1위 확정의 가장 큰 고비였던 11일 아산 우리은행과 맞대결에서도 박지수는 33점, 16리바운드, 5어시스트의 괴력을 발휘했다.
박지수는 최근 인터뷰에서 국내 리그에 안주하지 않겠다며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진출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미 박지수는 2018년, 2019년, 2021년에 WNBA에서 활약한 바 있다.
WNBA 시즌은 여름에 진행돼 WKBL 리그와 일정이 겹치지 않는다는 사실이 KB를 제외한 다른 5개 구단에는 아쉽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최근 박지수의 코트 위 존재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