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의 새로운 주인 랫클리프 "맨시티·리버풀 잡는 데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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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직후 현지 언론과 만나 "시끄러운 이웃·또 다른 이웃 잡겠다"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축구단의 주인이 된 영국 억만장자 짐 랫클리프가 3년 안에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리버풀(이상 잉글랜드)을 따라잡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글로벌 화학그룹 이네오스의 창립자이자 이제 맨유의 공동 구단주가 된 랫클리프는 22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우린 시끄러운 이웃과 또 다른 이웃으로부터 배울 게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을 모두 잡아 넘어뜨린다면 내가 그만큼 좋아할 일이 없을 거다. 우리는 서로 특히 가까운 (잉글랜드) 북부의 훌륭한 팀들"이라고 덧붙였다.
시끄러운 이웃은 맨시티, 또 다른 이웃은 리버풀이다.
맨유의 전설적인 지도자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맨체스터를 연고지로 공유하는 맨시티를 두고 '그저 시끄러운 이웃'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리버풀 역시 퍼거슨 감독이 '숙적'으로 여겼던 팀이다.
그러나 퍼거슨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2013년부터 맨유가 아닌 맨시티와 리버풀이 잉글랜드 축구의 판세를 주도했다.
랫클리프는 전날 최종적으로 구단 지분 27.7%를 인수해 미국의 글레이저 가문과 함께 맨유의 공동 구단주가 됐다. 구단주 가운데 축구단에 대한 전반적인 운영권은 랫클리프에게만 귀속된다.
어린 시절부터 맨유를 열렬히 응원한 것으로 널리 알려진 랫클리프는 이번 거래를 통해 맨유에 약 16억파운드(약 2조7천억원)를 투자했다.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구단주 취임 후 처음으로 언론과 만난 랫클리프는 "두 팀(맨시티, 리버풀)은 한동안 높은 곳에 있었다. 우리가 배울 게 많다"며 "두 팀 다 합리적인 조직, 훌륭한 인재가 있고, 추진력이 생기는 업무 환경이 마련된 곳이다. 적이지만 매우 존경한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맨유가 하룻밤 새 두 팀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랫클리프는 "팬들은 인내심을 발휘해야 한다. 요즘 세상이 즉각적으로 만족감이 나타나는 걸 좋아하는 사실을 알지만 축구는 그렇지 않다"며 팬들에게 '3년'의 기간을 제시했다.
그는 "10년이 걸릴 계획은 아니다. 10년짜리 계획이라면 팬들의 인내심이 바닥날 것이다. 확실히 거기까지 가는 3년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퍼거슨 시대' 이후 구단의 부침을 놓고 랫클리프는 "완전히 불행의 시기였다. 서포터였다면 좌절감을 느꼈을 11년"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큰 축구단이다. 세계 최고의 축구를 보여줬어야 하지만 11년간 그러지 못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분명한 목표 지점으로 제시했다.
더불어 홈 경기장 올드 트래퍼드를 증축하는 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랫클리프는 "맨유에서 계속 언급되는 두 가지 이슈가 있다. 하나는 축구, 그라운드에서 경기력이고 두 번째는 경기장"이라며 "올드 트래퍼드를 새로 단장하는 좋은 선택지가 있다. 아마 10억파운드(약 1조6천800억원)가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8만∼9만명을 수용하는 경기장이 될 것이지만 철도 노선 등과 붙어있는 시설을 개조해야 한다. 현재 완벽한 계획이라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랫클리프는 구단을 이끄는 에릭 텐하흐 감독의 거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글레이저 가문 체제에서 선임된 텐하흐 감독의 지휘 아래 맨유는 2022-2023시즌을 3위로 마쳤다. 올 시즌 맨유는 6위(14승 2무 9패)로 처져 있다.
감독 거취에 대한 질문에 '부적절한 질문'이라고 답한 랫클리프는 "(퍼거슨 감독 이후) 11년간 여러 감독이 있었다. 일부는 매우 훌륭했다"면서 "하지만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고, 오래 살아남지도 못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여기서 도출할 수 있는 결론은 이들이 일한 환경 자체가 제대로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이라며 사령탑 교체보다는 조직 개혁에 집중할 뜻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