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클럽 경비원 하며 챔피언 꿈 키운 냅, PGA 투어 첫 우승(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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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에는 작년 타계 외조부 이니셜 문신 새기고 "할아버지, 고마워요"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나이트클럽과 결혼식장 경비원 일을 하면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챔피언을 꿈꿨던 제이크 냅(미국)이 9번째 도전 만에 PGA투어 정상에 올랐다.
냅은 26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멕시코 바야르타의 비단타 바야르타 골프 코스(파71)에서 열린 PGA투어 멕시코 오픈(총상금 81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이븐파 71타를 쳐 최종 합계 19언더파 265타로 우승했다.
사미 발리마키(핀란드)를 2타로 제친 냅은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올해 PGA투어에 데뷔한 냅은 이번이 9번째 PGA투어 출전이지만, PGA투어 회원이 된 올해만 따져서는 5번째 출전이다.
앞서 8번의 출전에서는 4번이나 컷 탈락했다. 올해는 3번 컷을 통과했고, 지난 1월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 공동 3위가 최고 순위였다.
PGA투어 진출을 꿈꾸며 캐나다투어와 콘페리 투어에서 실력을 갈고닦았던 그는 2022년에는 낮에는 골프, 밤에는 나이트클럽 경비원으로 일했다.
캐나다투어에서 3차례 우승했지만, PGA투어에서 뛰겠다는 꿈을 이루는 데 필요한 돈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목·금·토요일 사흘은 저녁에 나이트클럽으로 출근해 입구를 지켰다. 종종 결혼식 같은 행사가 열리면 경비원으로 일했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에 다닐 때만 해도 금세 잡힐 듯했던 PGA투어 진출의 꿈은 작년 콘페리투어 포인트 13위가 올라서야 겨우 이뤘다.
그에게 우승 상금 145만8천 달러(약 19억4천만원)보다 더 값진 보상은 2년 PGA투어 카드와 이번 시즌에 남아있는 특급 지정 대회 출전권이다. 그는 마스터스에도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우승을 확정한 뒤 냅은 18번 홀 그린에서 기다리던 여자 친구를 껴안고 기뻐했다.
냅은 팔뚝에 지난해 세상을 뜬 외할아버지의 이니셜을 문신으로 새긴 채 경기했다.
그에게 골프 선수로 성장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외할아버지에게 PGA투어 우승 트로피를 바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그는 밝혔다.
"늘 나를 격려해주셨다. 외할아버지가 오늘 계셨다면 아마 '잘했어, 이제 우승 축하 닭튀김 먹자꾸나'라고 말씀하셨을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4타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냅은 1, 3번 홀 보기로 뒷걸음쳤고 12번 홀까지 버디는 1개밖에 잡아내지 못해 발리마키에 공동 선두를 내줬다.
긴장한 탓인지 그는 티샷이 많이 흔들렸다. 티샷이 페어웨이에 떨군 게 딱 두 번이었다.
승부는 13번 홀(파3)에서 갈렸다.
냅은 버디를 잡아냈고 발리마키는 티샷을 벙커에 빠트린 뒤 보기를 적어냈다.
2타차 선두로 달아난 냅은 끝까지 선두 자리를 지켜냈다.
그는 "긴장감과 싸워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드라이버 샷을 좀 더 잘 쳤으면 더 좋았겠지만 이겨냈다"고 기뻐했다.
17번 홀에서 어렵게 파를 지켜냈고 18번 홀에서도 티샷을 벙커에 집어넣은 뒤 뒷수습을 잘해서 타수를 잃지 않고 우승을 확정한 냅은 하늘을 가리키며 "할아버지, 고마워요"라고 속삭였다.
냅은 외할아버지의 이니셜 말고도 'LTD'라는 문신을 다른 팔에 새겼다.
그는 '꿈을 좇으며 살자'(Living The Dream)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핀란드인 최초의 PGA투어 우승을 노린 발리마키는 2타를 줄인 끝에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미국 교포 김찬은 공동 8위(12언더파 272타)에 올라 이번 시즌 처음 톱10에 입상했다. 김찬은 사흘 내내 60대 타수를 때리며 선두권을 지켰던 김찬은 이날은 이븐파 71타로 다소 아쉬웠다.
작년 우승자 토미 피나우(미국)는 공동 13위(11언더파 273타)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