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한일 축구 명문 울산·요코하마가 그리워하는 그 이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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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 팬들 "포기하지 않는 정신 이어받자…유상철 형과 함께"
설영우 "66번 보고 많이 보고 싶었어…꼭 이기라고 해주셨을 것"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12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4강 울산 HD와 일본 요코하마 마리노스의 1차전 킥오프를 앞두고 요코하마 원정팬들이 고 유상철 감독을 추모하는 걸개를 내걸고 있다. 2024.4.17 [email protected]
(울산=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그 영상을 보는 데 (유상철) 감독님이 66번을 달고 뛰는 장면이 나오더라고요. 많이 보고 싶었어요."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현대의 풀백 설영우는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과 각별한 사이다.
울산 유스 출신 설영우는 울산대 시절 유 전 감독의 권유로 공격수에서 수비수로 전환했다.
설영우는 2021시즌 영플레이어상을 받고 "하늘에서 보고 계시겠지만 제가 가장 존경하는 선배님이시자 영원한 스승님인 유상철 감독님께 감사하다는 말 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등번호도 유 전 감독이 울산 시절 사용했던 66번을 쓴다.
17일 오후 7시에 열린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준결승 1차전(1-0 울산 승)에는 유 전 감독을 추모하는 뜻깊은 행사가 열려 설영우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킥오프 직전부터 "고(故) 유상철 감독님께서는 현역 시절 울산과 요코하마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그라운드를 누볐습니다"라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이날 맞붙은 울산 HD와 일본의 요코하마 F.마리노스 모두에 유 전 감독은 '그리운 사람'이다.
두 팀은 양국을 대표하는 명문이다. 2022시즌 K리그1과 J1리그에서 나란히 우승했다. 울산은 2023시즌에도 우승했고, 요코하마는 준우승했다.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12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4강 울산 HD와 일본 요코하마 마리노스의 1차전 킥오프를 앞두고 요코하마 원정팬들이 고 유상철 감독을 추모하는 걸개를 내걸고 있다. 2024.4.17 [email protected]
이번 대회에서 '동아시아 최강 클럽' 자리를 두고 다투는 사이지만 2021년 6월 7일 세상을 뜬 유 전 감독을 구단의 영웅으로 공유한다.
유 전 감독은 현역 시절 울산에서 9시즌, 요코하마에서 4시즌을 뛰었다.
울산에서는 두 번의 K리그 우승, 두 번의 리그컵 우승에 일조했고, 요코하마에서는 두 차례 리그 우승에 이바지했다.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도열한 가운데 킥오프를 앞두고 전광판에는 유 전 감독을 추모하기 위해 특별 제작된 영상이 송출됐다.
경기 시작 10여분 전부터 열렬한 응원으로 장내를 채우던 요코하마 원정 팬들은 영상이 나오자 숙연해졌고, 걸개 하나를 내밀었다.
걸개의 왼편에 '포기하지 않는 정신, 우리가 이어받자'라는 일본어가, 오른편에는 '유상철 형과 함께'라는 한국어가 쓰여 있었다.
요코하마 팬들은 영상 중간부터 일제히 박수치며 유 전 감독을 기렸다.
그러자 조현우를 비롯해 유 전 감독의 후배인 울산 선수들도 원정 팬들과 한마음으로 박수쳤다.
선수들은 유 전 감독의 생전 모습이 담긴 반소매 티셔츠를 입고, 추모용 머플러를 목에 둘렀다.
울산 팬들도 유 전 감독을 함께 추모해준 요코하마 서포터스에게 박수로 화답했다.
추모 영상이 끝나자마자 울산 팬들은 북소리에 맞춰 우렁차게 "유상철! 유상철! 유상철!"을 외쳤다.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12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4강 울산 HD와 일본 요코하마 마리노스의 1차전 킥오프에 앞서 울산과 요코하마에서 뛰었던 고 유상철 감독의 추모 영상이 전광판에 나오고 있다. 2024.4.17 [email protected]
양 팀 팬들은 전반 6분이 되자 모두 일어나 다시 박수쳤다. 이 박수는 60초간 이어져 현역 시절 6번을 등번호로 쓴 유 감독을 기렸다.
요코하마 구단은 이 굿즈 제작과 이번 추모 행사에 사용되는 엠블럼, 자료 등에 대한 로열티를 받지 않는다.
담담한 표정으로 유 전 감독의 생전 모습을 바라본 설영우는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오늘 경기를 꼭 이기라고 말씀해주셨을 것 같다"고 스승을 그리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