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도 없는 오재원 탓에 고개 숙인 이승엽 감독 "선배들 잘못"
작성자 정보
- 먹튀검문소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557 조회
- 목록
본문
두산 선수 8명, 선배 오재원의 협박·강요로 수면제 대리 처방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이승엽(47) 감독이 '인연조차 없는' 오재원(39) 탓에 고개를 숙였다.
23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만난 이 감독은 "야구계에 이런 일이 벌어져 정말 안타깝다"며 "나를 비롯한 야구계 선배들의 잘못이다. 후배들을 볼 면목이 없다"고 사과했다.
오재원은 현역 시절 두산 후배들을 협박해 '스틸녹스정'(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을 대리 처방하는 '불법 행위'를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KBO 사무국에 따르면, 오재원이 몸담았던 두산 구단은 소속 선수 8명이 수면제를 대리 처방받아 오재원에게 건넨 사실을 2주 전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
두산 구단은 오재원 문제가 불거진 3월 말께 자체 조사를 진행해 관련 사실을 파악했으며, 해당 선수들은 현재 경찰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재원은 2022시즌 종료 뒤 은퇴했다.
이승엽 감독은 2023시즌부터 두산 지휘봉을 잡아 오재원과 같은 더그아웃을 쓴 적이 없다.
하지만, '현장 책임자'로 팬들에게 사과했다.
이 감독은 "구단으로부터 '(대리 처방을 한 두산 선수들이) 자진 신고를 했고, 구단은 규정과 원칙에 따라서 조처하겠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우리 선수들이 그런 문제에 연루돼 안타깝다. 빨리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박흥식 수석코치는 '오재원의 대리 처방 문제'가 외부로 알려지자, 선수단을 모아놓고 "일단 우리는 경기에 집중하자"고 당부했다.
이 감독도 "구단이 문제를 수습하고 있다. 우리 선수단은 팬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경기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국가대표 출신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이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에서 검찰 송치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4.3.29 [email protected]
두산 선수 8명은 정황상 선배 오재원의 협박과 강요로 스틸녹스정을 대리 처방받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법의 영역'에서는 이들을 '피해자'로만 보지 않는다.
한 법조인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스틸녹스정에는 졸피뎀 성분이 있다. 졸피뎀은 마약류관리법상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다. 대리 처방은 명백한 불법 행위"라며 "대리 처방을 받은 8명의 사정이 모두 다를 테고, 검찰도 기소유예부터 벌금형까지 다르게 선고할 것으로 보인다. 변호사와 함께 빨리 협박당한 증거를 수집하고, 대가가 없었다는 것도 확실하게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오재원은 '마약 사범'으로 조사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는 지난 17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협박 등), 주민등록법 위반, 특수재물손괴 등 혐의로 오재원을 구속기소 했다.
검찰에 따르면 오재원은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하고, 2023년 4월에는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 약 0.4g을 보관한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89차례에 걸쳐 지인 9명으로부터 향정신성의약품인 스틸녹스정 2천242정을 수수하고 지인의 명의를 도용해 스틸녹스정 20정을 매수한 혐의도 오재원에게 적용됐다.
오재원은 또 지인이 자신의 마약류 투약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지인의 휴대전화를 망치로 부수고 멱살을 잡는 등 협박한 혐의도 받는다.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국가대표 출신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이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4.3.29 [email protected]
오재원은 16년을 뛴 두산에 치명적인 상처를 안겼다.
오재원을 위해 대리처방을 한 현역 선수들은 처벌받을 위기에 놓였다.
은퇴식까지 하며 '두산 원클럽맨'으로 대우받았던 오재원은 이제 '두산 더그아웃과 라커룸'에서 입에 올리지 않아야 할 '금기어'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