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축 없이 DB 격파한 SK 전희철 감독 "그래도 다 프로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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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 앞두고 팀 분위기 다잡아…"누가 빠졌다고 어렵다 하면 안돼"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다 프로 선수들이에요. 다 프로라서 기회만 받으면 능력을 발휘할 수 있죠."
프로농구 서울 SK의 전희철 감독은 취재진이 올 시즌 선두를 달리는 원주 DB와 맞대결만 언급하면 '무조건 SK가 진다'고 너스레를 떨어왔다.
20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SK에 68-76으로 져 시즌 7패째를 안은 DB(26승)는 아직 패배가 두 자릿수로 쌓이지 않은 유일한 팀이다.
평균 득점도 유일하게 90점이 넘는다. 프로농구에서는 2004-2005시즌 이후 평균 득점이 90점을 돌파한 팀이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이같이 압도적인 공격력을 자랑하는 DB와 맞대결을 앞두고 전 감독의 분석처럼 SK가 패배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SK의 간판인 김선형을 비롯해 안영준, 허일영이 모두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줄부상 속 팀 분위기가 처질 법도 하다.
그래서 전 감독은 이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을 불러 모은 후 "프로 선수고, 프로팀이면 누가 빠져서 어렵다고 핑계를 대면 안 된다"며 결의를 다졌다고 한다.
SK 선수들은 DB를 68점으로 억제하는 탄탄한 수비력을 발휘하며 전 감독을 기쁘게 했다.
골밑, 외곽 등 코트 전 지역에서 강력한 압박으로 상대를 지치게 한 SK의 수비에 DB는 필드골 성공률이 40% 밑으로 떨어졌고, 실책도 10개를 저질렀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을 찾은 전 감독은 "선수들이 만든 승리"라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전 감독은 "우리보고 '잇몸'으로 싸운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모두 프로 선수들"이라며 "베스트 5에 들어가는 선수들은 연봉을 많이 받는다. 그런 선수와 (나머지 선수 사이 능력의) 차이가 있지만 정신력, 투지로 이겨내자고 했다"고 말했다.
창원 LG와 올 시즌 최소 실점을 다투는 SK는 최근 공격력이 무뎌졌는데도 상대 득점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승리를 챙겨왔다.
이를 두고 "우린 방패로 때린다"고 자평했던 전 감독은 최근 줄부상을 언급하며 "방패도 다 날아갔다. 이제 방패 손잡이만 남아서 손잡이로 때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우리는 시스템이 잡혀 있다. 주전과 아닌 선수들의 공격적 능력치가 다를 뿐이지 수비에서 보여주는 에너지나 조직력은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전 감독은 특히 이날 경기에서 선수들의 자신의 지시를 정확히 이행해줬다고 칭찬했다.
전 감독은 올 시즌 빠른 공수 전환을 앞세워 다득점을 노리는 DB에 '맞불'을 놓으면 필패할 것이라고 봤다.
그래서 24초 공격 시간을 모두 사용하면서 자밀 워니를 최대한 이용해 경기 속도를 최대한 늦추라고 가드진에 지시했다고 한다.
전 감독은 "DB와 우리는 100번 붙으면 100번 다 지는 전력 차가 있다. 그래서 정말 냉철하게 잘 판단해서 경기에 임해달라고 했다"며 "오늘 선수들의 집중력이 좋았다. 전부 자기 역할을 100% 해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