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지도자협회 "'땜질식 처방' 정몽규 축구협회장 물러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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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후된 저변 안 돌보고 대표팀 성적에만 몰두"
(이천=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5일 경기도 이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필리핀의 경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선수들을 격려한 후 들어가고 있다. 2024.4.5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신생 단체인 한국축구지도자협회(지도자협회)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지도자협회는 7일 성명을 내고 "낙후된 축구 저변은 돌보지 않고 오로지 대표팀 성적에만 몰두하는 현 집행부의 졸속행정 때문에 한국 축구가 퇴보하고 있다"며 "우리 축구지도자는 정몽규 회장이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을 지고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축구는 올 초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졸전 끝에 요르단에 완패하며 준결승 탈락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황선홍 감독이 이끈 23세 이하(U-23) 대표팀이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하는 등 잇따라 실망스러운 소식을 전해왔다.
특히 한국 축구가 올림픽 본선행을 이루지 못한 건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 이후 40년 만의 일이어서 충격이 컸다.
지도자협회는 이는 축구협회가 올림픽 최종예선을 앞둔 황 감독에게 A대표팀 임시 감독을 맡기는 등 방만하게 대표팀을 운영한 결과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지도자와 전문가들이 '동남아를 비롯한 아시아 각국 출전팀 수준이 상향 평준화 되어 있다'는 정보를 집행부에 전달했는데도, 정 회장이 "땜질식 처방"만 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지도자협회는 "2013년 취임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체제는 그간 선배, 후배들이 공들여 쌓아 올린 한국축구의 위상과 자긍심을 그의 재임 기간 모두 무너뜨렸다"면서 지난해 승부조작 축구인 사면 시도, 불투명했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 정 회장이 한국프로축구연맹 회장 시절에 도입한 K리그의 U-22 선수 의무 출전 제도 등을 사례로 들었다.
특히 U-22 의무 출전 제도에 대해서는 "최고 실력을 갖춘 프로무대에서 실력과 관계없이 오직 '22세 이하'라는 이유만으로 경기 출전이 보장되는 제도는 기존 프로 선수의 숭고한 땀과 노력을 무위로 돌리는 제도로서 현장의 반발이 심하다"고 전했다.
지도자협회는 한국 축구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냈을 때는 이 제도가 시행되기 전이었다는 점도 짚었다.
그러면서 "(당시 런던 올림픽팀 선수들은 소속 구단에서) 쟁쟁한 선배 프로선수들과 오로지 실력만으로 치열한 주전 경쟁을 했던 선수들이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
정 회장 체제에서 추진되는, 프로부터 아마추어까지를 아우르는 '완전한 승강제'와 관련해서도 지도자협회는 "K4리그 팀들은 승격에 따른 예산과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K3 승격을 사실상 포기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실패'로 규정했다.
초, 중, 고교, 대학, 일반, 프로 지도자로 구성된 사단법인인 지도자협회는 지난 2월 창립총회를 하고 지난달 9일 출범한 신생 단체다. 설동식 전 서귀포고 감독이 회장을 맡고 있다.
단체에 따르면 국내 축구 지도자 3천여명 중 현재까지 500명 가까운 인원이 가입을 완료했거나 가입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