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의 대명사' 서건창의 부활…"야구는 멘털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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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삼수 끝에 KIA와 연봉 5천만원 계약 후 타율 0.500 맹타
KIA 타이거즈 서건창이 3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t wiz와 방문 경기에서 타격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수원=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현세대 가장 불운한 야구 선수를 꼽자면 이 선수의 이름이 가장 많이 나오지 않을까.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내야수 서건창(35) 이야기다.
2008년 육성선수로 LG 트윈스에 입단한 서건창은 파란만장한 선수 인생을 살았다.
그는 2012년 치열한 경쟁을 뚫고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 주전 자리를 꿰차며 '육성 선수 신화'를 썼고, 2014시즌엔 그 누구도 밟아보지 못한 한 시즌 200안타를 기록하며 리그 최우수선수상(MVP)을 거머쥐었다.
리그 최고의 내야수로 활약했던 서건창은 한순간에 쓰러졌다.
2018년 불의의 부상으로 37경기 출전에 그친 뒤 가파른 내리막길을 걸었다.
서건창은 2021년 트레이드를 통해 LG로 이적했으나 새 팀에서도 재기하지 못했다.
서건창은 2021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신청을 하지 않고 FA 재수를 택했다.
도전은 실패로 끝났다. 2022년에도 부진했다.
서건창은 FA 삼수를 노렸으나 이마저도 실패했다. 그는 지난 시즌 44경기 타율 0.200에 그치며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서건창은 LG에 방출을 자청한 뒤 다른 둥지에서 부활을 모색했다.
그는 고향 팀 KIA와 연봉 5천만원, 옵션 7천만원을 합친 총액 1억2천만원에 도장 찍었다.
옵션을 받지 못하면 연봉 5천만원만 받는 초라한 규모였다.
그래도 계약을 마쳤다는 후련함이 느껴졌다.
더는 '기필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들지 않았다.
불안감이 사라지자 서건창은 '행복함'마저 느꼈다.
족쇄를 벗어던진 서건창은 전성기 못지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는 올 시즌 네 번째 경기인 지난달 31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4타수 3안타를 쳤고, 2일 kt wiz전에서 2타수 1안타, 그리고 3일 kt전에서 투런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홈런은 1-1로 맞선 4회초 2사 1루 기회에서 나왔다.
kt 선발 엄상백을 상대로 시원한 우월 결승 투런포를 터뜨렸다.
서건창이 홈런을 친 건 LG에서 뛰던 2022년 9월 21일 KIA전 이후 560일 만이었다.
서건창의 2024시즌 타율은 0.500(14타수 7안타)으로 치솟았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서건창은 올 시즌 활약의 이유를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야구는 멘털 스포츠인 것 같아요."
서건창은 "최근 몇 년 동안 야구가 정말 어려웠고, 나 자신을 스스로 힘들게 했다"며 "고향 팀에 와서 편하게, 행복하게 야구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동안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는데 오늘 오랜만에 친 홈런이 자신감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라고도 바랐다.
불운의 대명사 서건창이 다시 미소를 띠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