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넘어온 팔에 홈런'…홍원기 키움 감독 "힘 많이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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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고척 NC전에서 9회 비디오 판독 끝에 결승 홈런 헌납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밤새 별의별 생각이 다 들더라."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릴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만난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전날 있었던 경기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은 듯했다.
취재진과 만난 홍 감독은 여러 생각 때문에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다면서 비디오 판독을 한 KBO 비디오 판독센터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키움은 전날 NC전에서 3-3으로 맞선 9회 투아웃에서 주승우가 김성욱에게 큼지막한 타구를 내줬다.
타구는 왼쪽 외야 펜스 쪽으로 날아갔고, 관중 한 명이 펜스 위로 글러브를 내밀어 공을 낚아챘다.
마스크를 쓴 이 관중은 문제가 되는 행동인 것을 직감했는지 공을 잡는 순간 자리를 떠났다. 이 장면은 고스란히 중계 화면에 잡혔다.
심판의 최초 판정은 홈런이다.
타구를 쫓아가던 키움 좌익수 로니 도슨은 홈런이 아니라고 벤치에 신호를 보냈고, 키움은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판독센터는 제한 시간인 3분 동안 해당 장면을 들여다봤지만, '(판정을 뒤집을) 근거가 없다'며 김성욱의 홈런을 인정했다.
이 점수는 그대로 결승점이 됐고, 키움은 3-4로 패했다.
홍 감독은 "관중은 (공을 잡는 게) 본능이라 어쩔 수 없다"면서 "더그아웃에서 보기에 펜스 가장 위에 있는 노란 선이 (관중 팔에 가려서) 안 보여서 손이 넘어갔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규정상 그라운드 안으로 관중 손이 들어오면 (플레이를 멈추는) 볼 데드"라고 덧붙였다.
야구 규칙 '6.01 방해, 업스트럭션 (e) 관중의 방해' 항에는 '타구 또는 송구에 대하여 관중의 방해가 있었을 때는 방해와 동시에 볼 데드가 되며, 심판원은 만일 방해가 없었더라면 어떠한 상태가 되었을지를 판단해 볼 데드 뒤 조처한다'고 명시돼 있다.
홍 감독은 "근거가 카메라에 잡혔는데도 비디오 판독으로 '근거가 없다'는 말을 했다. 내려진 결정이고, 지나간 일이라 안타까워만 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비디오 판독 결과가 나온 순간 홍 감독은 퇴장을 각오하고 항의할 생각까지 했다고 털어놨다.
홍 감독은 "왜 (항의할) 고민이 없었겠나. 그냥 고요한 외침인 것 같더라. 체크 스윙이나 스리피트(3피트) 등 아무리 현장에서 고충을 얘기해도 울림이 없다. 힘이 많이 빠졌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