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타점 결승 2루타' 두산 김기연 "내가 해결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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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양의지 휴식 취한 SSG와 3연전 싹쓸이
(서울=연합뉴스) 두산 김기연이 23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와의 홈 경기, 2회말 무사 만루에서 2루타를 친 뒤, 더그아웃을 향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최근 두산 베어스 더그아웃에서 가장 많은 칭찬을 받는 선수는 신인 투수 김택연(18)과 '이적생 포수' 김기연(26)이다.
21일 세이브, 22일 구원승을 거둔 김택연이 휴식을 취한 23일에 가장 빛난 선수는 김기연이었다.
김기연은 23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의 홈 경기에 7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해 1타수 1안타 2타점 1볼넷을 올렸다.
안타 1개가 10-3 대승의 서막을 연 '결승 2루타'였다.
0-0이던 2회말 무사 만루, 김기연은 SSG 선발 송영진의 2구째 시속 143㎞ 직구를 받아쳐 우익수 쪽으로 날아가는 2타점 2루타를 작렬했다.
많은 전문가가 "무사 만루에서 첫 타자가 풀어내야 대량 득점이 나온다"고 말한다.
김기연도 "다음 타자 전민재가 부담을 느끼지 않게 무사 만루 기회에서 내가 해결하고 싶었다"고 했다.
김기연 덕에 부담을 던 두산 타자들은 2회에만 9점을 뽑았다.
김기연은 "사실 최근에 타점 기회를 살리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다행히 오늘은 2회에 좋은 안타가 나왔다"고 안도했다.
전날(22일)에도 김기연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왼손 에이스 김광현(SSG)을 상대로 2루타를 쳤다.
그는 "어제 김광현 선배가 정말 잘 던졌는데, 나도 2루타를 치고 팀도 승리(3-1승)해서 기분 좋았다"며 "오늘은 경기 초반에 대량 득점이 나와 또 승리했다"고 기뻐했다.
두산은 최근 4연승을 거두며 단독 2위로 올라섰다.
2016년 6월 이후 무려 8년 만에 SSG와의 3연전을 싹쓸이하는 기쁨도 누렸다.
이 기간 모두 김기연이 포수 마스크를 썼다.
두산은 '현역 최고 포수' 양의지를 보유한 팀이다.
하지만, 양의지는 지난 15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타자 파울 타구에 무릎을 맞은 이후 지명타자로 출전하거나 휴식을 취했다.
김기연이 '주전 포수 역할'을 한 16일 광주 KIA전부터 23일 잠실 SSG전까지 두산은 4승 1패 2무를 거뒀다.
양의지는 "김기연이 있어서 다행"이라며 "김기연을 보며 나도 좋은 자극을 받는다"고 후배를 칭찬했다.
함께 고교 생활을 한 적은 없지만, 양의지와 김기연은 광주 진흥고 선후배다.
2016년 신인 드래프트 2차 4라운드 34순위로 LG 트윈스에 입단한 김기연이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 1라운드에 두산의 지명을 받아 이적하면서 둘은 같은 유니폼을 입었다.
양의지를 받칠 '제2 포수 경쟁'을 뚫은 김기연은 올 시즌 공수에서 주전급 활약을 하고 있다.
이날까지 김기연의 타격 성적은 타율 0.311(74타수 23안타), 2홈런, 8타점이다.
사실 이날 김기연은 오른쪽 허벅지에 불편함을 느꼈지만, 선발 최준호(5이닝 5피안타 2실점)가 마운드를 지킬 때까지 포수 마스크를 쓰는 책임감도 드러냈다.
점수 차가 벌어지고, 최준호가 마운드에서 내려오자 이승엽 감독은 김기연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주전급 대우'였다.
김기연은 "감독님, 코치님이 경기 중간에 교체해준다고 하셨다. 선발 투수가 던지는 중에 포수가 교체되면, 투수가 불편함을 느낄 수 있어서 최준호가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에는 공을 받고 싶었다"고 떠올렸다.
두산은 양의지의 공백을 전혀 느끼지 않고 SSG와 주중 3연전을 마쳤다.
양의지를 롤 모델로 꼽는 김기연과 '포스트 양의지'를 찾는 두산 모두 만족할만한 결과다.
김기연은 "양의지 선배는 공격과 수비 모두 최고다. 내가 양의지 선배를 롤 모델로 삼은 이유"라며 "두산에 온 뒤 양의지 선배가 좋은 말씀을 많이 해줬다. 타격면에서는 '힘들이지 않고 치는 법'에 관해 조언했다"고 전했다.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날, 김기연은 "양의지 선배님께 많이 배우고 있다. 선배 덕에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감사 인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