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군분투' LG 유영찬, 전반기 마지막 경기서도 5아웃 세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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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불펜에서 나 홀로 역투…"지킨다는 생각으로만 던졌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최근 프로야구 전반기를 돌아보면서 '수훈선수를 꼽아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주저 없이 선발 손주영과 마무리 유영찬의 이름을 말했다.
손주영은 선발 투수들의 줄부상 속에 제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유영찬은 무너진 불펜에서 뒷문을 책임졌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유영찬은 염경엽 감독의 말마따나 올 시즌 전반기 내내 고군분투했다.
LG는 지난 시즌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고우석이 미국에 진출했고, 셋업맨 정우영은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지난해 16홀드를 올린 함덕주는 개막 전 수술대에 올라 아직 복귀하지 못했고, 11홀드를 챙긴 백승현과 8홀드를 기록한 박명근도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런 가운데 유영찬은 홀로 뒷문을 틀어막았다.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37경기에 출전해 쉼 없이 공을 던졌다.
그는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도 자신을 던졌다.
유영찬은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방문 경기 3-1로 앞선 8회말 수비에서 불펜 이상영이 1사 1, 2루 위기에 몰리자 구원 등판했다.
경기 마무리까지 아웃 카운트 5개를 책임져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래도 물러설 수 없었다.
2위 LG는 삼성 라이온즈, 두산 베어스에 반 경기 차로 쫓기고 있어서 이날 경기에서 패한다면 전반기를 3위 이하의 성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마운드에 올라선 유영찬은 키움 4번 타자 송성문을 상대했다.
송성문은 이날 경기 전까지 국내 타자 중 타율 1위(0.354)를 달리고 있었고, 6월 이후 타율은 무려 0.421이었다.
유영찬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상황은 3-2, 1사 만루로 변했다. 이제 안타 1개를 내주면 동점 혹은 역전을 내줄 수 있었다.
그러나 유영찬은 흔들리지 않았다. 후속 타자 최주환을 상대로 뚝 떨어지는 포크볼을 던져 내야 땅볼을 유도했고, 대타 변상권에게 150㎞ 빠른 직구로 윽박지르며 2루 땅볼로 잡아냈다.
최주환의 내야 땅볼 때 실점했으나, 3-2 리드를 지켰다.
9회말 마지막 수비에서 다시 마운드에 올라간 유영찬은 이용규를 1루 땅볼, 김태진을 우익수 뜬 공으로 잡았고, 마지막 타자 장재영을 루킹 삼진 처리하며 경기를 3-2로 마무리했다.
유영찬은 경기 후 "중요한 상황에 올라가는 만큼 팀 승리를 지킨다는 생각으로만 던졌다"며 "8회에 공을 던질 때 느낌이 조금 달라서 밸런스를 잡기 어려웠으나 최대한 잘 던지려고 노력했는데, 다행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올 시즌엔 지난 시즌보다 볼넷이 적어서 만족스럽다"라며 "다만 8회 등판 시 승계 주자를 홈으로 들여보낸 경우가 많았는데, 후반기엔 좀 더 개선된 모습으로 공을 던지겠다"고 밝혔다.
전반기를 5승 3패 18세이브 평균자책점 1.82로 마친 유영찬은 올스타전에 출전해 머리를 식힌 뒤 후반기 일정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