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수걸이 골에 탈의 세리머니 김도혁 "송민규가 벗길래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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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주 부상에 갑자기 출전해 골까지…인천, 전북에 3-0 완승
(인천=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전북 송민규 선수가 벗길래 나도 벗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수걸이 골을 작렬한 뒤 시원하게 '상의 탈의' 세리머니를 펼치고 기분 좋은 옐로카드를 받은 인천 유나이티드 김도혁은 이렇게 말했다.
인천은 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0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북 현대에 3-0 대승을 거뒀다.
후반 23분 델브리지의 골로 앞서나간 인천은 막판 전북 이재익이 퇴장당한 직후 김도혁이 제르소의 크로스를 문전에서 마무리해 2-0으로 달아나는 추가골을 넣으면서 사실상 승리를 굳혔다.
인천 팬들은 김도혁의 골에 5경기 만에 찾아온 단물 같은 승리를 확신할 수 있었을 터다.
시즌 첫 골을 넣은 김도혁은 상의를 벗고 서포터스석으로 달려가 세리머니를 했다.
수훈선수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김도혁은 그런 세리머니를 한 건 전북 공격수 송민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송민규가 광주FC와 경기에서 탈의 세리머니를 하길래 '나도 골 넣고 벗겠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김도혁은 "(권)한진이 형이 '벗은 몸이 팬들 기대에 못 미친 것 같다'더라"라며 웃었다.
인천의 주축 미드필더인 김도혁은 부상 여파로 올 시즌 이날까지 5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날도 선발 출전한 건 아니었다. 전반 중반 이명주가 쇄골이 부러진 통에 김도혁이 교체로 투입됐다.
김도혁은 축구화 끈도 안 맨 상태였다고 한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투입에도 제 몫을 다했다.
김도혁은 "경기장에 나가고 싶었는데 몸 상태가 안 좋았다"면서 "하지만 늘 '지금 들어가면 이렇게 플레이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도 내가 벤치에서 하던 생각에 일치하는 플레이를 해 골도 넣었고, 우리가 주도권도 가져왔다"고 힘줘 말했다.
다만, 생각대로 되지 않은 게 하나 있다.
그는 "부상자만큼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명주 형이 쓰러졌을 때도 '저 형은 강하니까 일어나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못 일어나셨다"며 한숨을 쉬었다.
서른두 살 김도혁은 줄곧 인천에서만 뛰었다. 국가대표급은 아니지만, 누구보다 근면 성실하게 그라운드를 누벼왔다.
매년 꾸준히 발전해온 그를 인천 팬들은 어떤 선수보다도 사랑한다. 어느덧 인천의 '상징'이 된 김도혁이다.
김도혁이 인천에서 뛴 21년 동안 인천엔 많은 변화가 있었다. 만년 강등권에서 허덕이던 시민구단 인천은 클럽하우스를 갖추고 아시아 무대까지 넘보는 관록의 구단으로 성장했다.
이런 발전의 원동력은 누구보다 열정적인 인천 팬들의 사랑이라고 김도혁은 믿는다.
김도혁은 "우린 시민들이 주주가 돼 만들어진 시민구단이다. 그런 마음이 있기 때문에 갈수록 발전하는 것 같다"면서 "선수들도 책임감을 느낀다. 인천 선수들이 구설에 안 오르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 시즌도 책임감을 느낀다. 그렇게(아시아를 넘보는 시즌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