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김도영 "올해 점수는 수비 때문에 80점…팬들 땜시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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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표 가운데 95표 얻어 득표율 94.06%로 압도적인 MVP
"'그런 날'이 떠오르는 분들, 저를 보고 위로받았으면"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시상식에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KIA 김도영이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2024.11.26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이대호 기자 = 올해 KBO리그에서 가장 야구를 잘한 선수인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은 입담도 대단했다.
김도영은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시상식에서 총 101표 가운데 95표를 획득해 득표율 94.06%로 MVP 수상자가 됐다.
김도영은 수상 소감으로 먼저 '그런 날 있잖아'를 입에 올렸다.
지난해 여름 김도영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비 맞은 셀카와 함께 '그런 날 있잖아 손에 우산은 있지만 비를 맞으며 무작정 앞만 보고 달리고 싶은…그런 날'이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감성 충만한 김도영의 게시물은 큰 화제가 됐고, KIA 구단은 '그런 날 있잖아' 티셔츠를 제작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시상식에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KIA 김도영이 트로피를 들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4.11.26 [email protected]
MVP 트로피를 손에 쥔 김도영은 "그런 날 있잖아요. 앞이 보이지 않고, 미래가 보이지 않고,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한 날이. 그때 누가 저한테 해준 '너를 믿어라'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누군가 나중에 너를 보면 위안이 될 거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큰 기대를 받고 프로에 입성해서 부상 때문에 기량을 마음껏 펼치지 못했던 '2023년 김도영'이 남긴 말은 리그 MVP로 우뚝 선 김도영에게도 위로가 됐다.
김도영은 "(부정적인 생각이 가득한) 그런 날이 떠오르는 분들이 저를 보고 위로받았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김도영을 상징하는 또 다른 말은 '니 땜시 살어야'다.
KIA 팬들은 올 시즌 내내 '도영아, 니 땜시(너 때문에) 살아야'를 야구장 안팎에서 외쳤다.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시상식에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KIA 김도영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11.26 [email protected]
김도영은 "많은 함성으로 응원해주고, 믿음으로 응원해 준 기아 팬들께 감사하고 싶다. 저는 올해 팬들 땜시 살았다"고 화답했다.
역대 최연소·최소 경기 30홈런-30도루, 사이클링 히트, 시즌 최다 득점 신기록(143득점) 등 숱한 이정표를 세운 김도영은 팀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타율 0.347, 38홈런, 30도루, 109타점, 143득점이라는 성적으로 모든 프로야구 선수의 꿈이라고 할 수 있는 MVP 트로피를 거머쥔 김도영은 "MVP라는 상을 받아서 큰 영광이다. 앞으로도 팀에 도움 되도록 겸손한 자세로 운동하고, 항상 '느낌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하겠다"고 팬들에게 약속했다.
올해 모든 것을 이룬 김도영이지만, 지금의 모습에 만족할 수 없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김도영은 올해 스스로에게 줄 점수를 80점으로 매겼다.
그는 "저는 수비를 중요시한다. 20점은 수비에서 깎였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시상식에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KIA 김도영과 신인상 수상자 두산 김택연이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4.11.26 [email protected]
김도영은 올해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했지만, 수비에서도 실책 30개를 남겼다.
그래서 김도영은 "겸손하게 야구하겠다"는 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처음 입단했을 때는 유명해질 거라고 생각도 못 했다. 야구를 괜찮게 하면서 '앞으로 한국 야구를 이끌어 갈 선수'라고 말이 나오더라. 그때부터 거기에 보답하고자 야구장에서 (책임감 있는) 행동을 많이 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나이가 들더라도, 한국 야구 발전을 이끌어가는 선수가 되고 싶다. 항상 겸손하겠다"고 약속했다.
끝으로 김도영은 "시즌 치르며 가족과 시간을 못 보냈다. 작년처럼 올해도 가족 여행을 가고 싶다. 그게 제게 주는 선물"이라고 소박한 소망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