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는 세터 놀음'…KB손보 '황택의 복귀 효과'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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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택의, 군 제대 복귀전서 '컴퓨터 토스'로 5연패 탈출 앞장
강력한 서브로 서브에이스 2개…블로킹으로도 득점 추가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남자 프로배구 KB손해보험이 군(軍)에서 제대한 국가대표 세터 황택의(28)의 '복귀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 7일 전역한 황택의는 팀 합류 후 이틀 만인 9일 경기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의 프로배구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홈 경기에서 복귀 신고식을 치렀다.
한국전력은 개막 후 파죽의 5연승 행진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었고, KB손해보험은 올 시즌 1승도 없이 승점 1점만 보탠 채 5연패에 빠져 최하위로 밀려 있었다.
하지만 황택의가 세터가 볼을 어떻게 배분하느냐에 따라 경기 승패가 좌우되는 배구가 '세터 놀음'임을 몸소 보여주며 소속팀의 3-0 완승과 함께 개막 후 5연패 탈출에 앞장섰다.
황택의의 '합류 효과'는 첫 세트부터 확인됐다.
복귀 첫 경기부터 '코트 위 사령관'으로 선발 출장한 황택의는 0-2로 끌려가던 1세트 초반 윤서진의 퀵 오픈을 끌어내며 복귀 후 첫 세트 성공을 기록했다.
황택의는 7-9로 뒤진 7-9에서 화려한 백토스로 나경복의 오픈 공격 득점을 유도하더니 큰 키를 이용해 상대팀 구교혁의 공격을 가로막아 블로킹 득점까지 추가했다.
황택의는 21-18에서는 코트 구석을 찌르는 날카로운 서브로 첫 서브 에이스를 기록했다.
황택의로부터 양질의 토스를 배달받은 나경복과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의 공격력이 덩달아 살아났다.
2세트 22-24에서 황택의가 비예나의 퀵오픈을 끌어내자 신이 난 나경복은 서브 에이스로 화답하며 승부를 듀스로 몰고 갔다.
KB손해보험은 26-26에서 상대 구교혁의 서브 범실에 이은 공격 실패로 연속 득점하며 듀스 접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황택의는 3세트에도 23-22에서 한 템포 빠른 토스로 매치포인트를 만드는 비예나의 백어택 득점을 연결했고, 24-23에서는 3-0 무실세트 승리를 완성하는 나경복의 직선 강타를 끌어냈다.
KB손보의 '쌍포' 나경복과 비예나는 황택의와 찰떡 호흡을 보여주며 각각 19득점(공격성공률 69.57%)과 18득점(공격성공률 48.39%)으로 37점을 합작했다.
황택의는 설명이 필요 없는 V리그의 최정상급 세터다.
2016-2017시즌 신인선수 드래프트 때 허수봉(현대캐피탈)을 3순위로 밀어내고 1순위로 KB손보의 낙점을 받았다. 2005년 V리그 출범 후 세터가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건 황택의가 처음이었다.
데뷔 첫해 신인상을 받았고 국가대표로 꾸준히 활약하며 2020-2021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 세터상의 주인공이 됐다.
황택의는 세터치고는 큰 키(189㎝)를 앞세워 블로킹에 능하고, 강한 서브 능력도 갖췄다.
이날 경기에서도 황택의는 결정적 순간에 2개의 서브 에이스를 기록했고, 블로킹으로도 1점을 추가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소속팀이 연패가 길어져 (개인적으로) 뭘 해보겠다는 것보다는 우선 이기는 경기를 하고 싶었다"면서 "팬들이 많이 보고 싶었고, 2라운드부터 이기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복귀전 승리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어 "군대에서 배구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 이전보다 심리적으로 여유로워졌다"며 "(나)경복이 형이 필요할 때 해줄 것 같았다. 토스와 서브 둘 다 욕심이 나지만 굳이 하나를 선택하라면 토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