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생 축구협회 이사 "홍명보 선임, A대표-연령별팀 연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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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축구회관서 브리핑…"대한축구협회 철학을 이끌어달라 부탁"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회의실에서 축구협회가 차기 대표팀 감독으로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내정한 것과 관련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7.8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설하은 기자 = 홍명보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을 이끈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는 A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 이사는 8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재진 대상 브리핑에서 홍명보 K리그1 울산 HD 감독에게 대표팀 사령탑을 맡아달라 요청하며 A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을 연결할 당위성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 이사는 "A대표팀뿐 아니라 연령별 대표팀과 연계성을 확보해서 대한축구협회 철학과 경기 모델을 확립한 걸 홍 감독님이 이끌어주십사 몇 차례 부탁드렸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넘어 2027년 1∼2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 임기를 보장받았다.
이와 관련, 이 이사는 "단기간 결과에 대해 평가하는 것보다 A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의 연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드리고 싶었다"며 두 팀 사이 연결을 강조했다.
축구협회는 정책 방향의 일관성과 체계적인 시스템이 없다는 현실 진단 속 지난달 20일 '빠르고, 용맹하게, 주도하는'이라는 한국 축구 기술 철학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이사는 이 같은 전반적인 철학을 한국 국가대표팀 안에서 최대한 빨리 실현하기 위해서는 외국 감독보다 홍 감독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 이사와 일문일답.
-- 홍 감독은 단독으로 대표팀만 지휘하나.
▲ 울산이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많은 도움을 주셨기 때문에 차후 협의 후 울산이 원하는 대로 의논하겠다. 하지만 울산을 계속 이끄는 건 어려울 것 같다.
-- 기술발전위원회는 규정상 17세 이하 대표팀만 관여할 수 있다고 안다. 어떤 자격으로 감독 선임에 관여했나. 협회의 일방적 결정이 아닌지 확인해달라.
▲ 내가 협회의 기술위원장이지만 기술총괄이사도 겸직 중이다. 협회는 10차 회의에서 최종 후보자들을 낸 후 누군가는 절차대로 진행할 사람이 필요했다. 협회에서 이를 계속 진행하라는 임무를 받고 절차에 맞게 추진해왔다.
-- 외국 감독, 홍 감독과 면담 내용 등 전력강화위원들에게 보고했는지 등 인선 작업 절차를 제대로 거쳤나.
▲ 전력강화위를 존중하기 때문에 줌으로 미팅을 했다. 그때 네 분이 불참했고 5분이 참석했다. 그 5분의 위원들께 내가 (선임 작업을) 끌고 갈 수 있게끔 동의를 얻었다.
--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기로 결심한 당시 상황을 제대로 공유했나.
▲ 홍 감독님을 뵙고 내가 결정한 후 전력강화위를 다시 소집해 회의해야 하지만 그렇게 되면 이게 다시 언론 등을 통해 외부로 나가는 게 두려웠다. 그래서 5명의 위원께 '이런 상황이고, 최종 후보 중에 최종 결정을 해도 되겠냐'고 물어 동의받았고, 결정했다.
-- 홍 감독이 고사했는데 어떻게 설득했나.
▲ 홍 감독님이 나를 만나주실까, 내가 미팅을 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 두려움 있었다. 일단 외국 감독 두 분을 만나고 왔고 그분들의 철학을 들었다. 성실히 임해주신 게 너무 감사했다. 홍 감독님을 처음 만났을 때 내가 평가하고 결정한 부분을 설명했다. 그리고 왜 홍 감독님이 한국 축구를 위해 헌신해야 하는지 말씀드렸다. A대표팀뿐 아니라 연령별 대표와 연계성을 확보해서 대한축구협회 철학과 경기 모델을 확립한 걸 홍 감독님이 이끌어주십사 몇 차례 부탁드렸다.
-- 홍 감독의 연봉은 어느 정도인가.
▲ 아는 범위 안에서 말씀드리겠다. 전력강화위에서 최종 후보자들의 명단을 받고 정몽규 회장님께 보고드렸다. 3명의 후보자를 다 만난다고 하니 회장님이 말씀하신 건 딱 하나였다. '지금부터 모든 결정을 다 하십시오'라고 하셔서 마지막 결정도 회장님께 보고하지 않았다. 김정배 부회장님께 보고했고 추진해달라고 했다.
외국인 감독과 한국 감독의 연봉 차이가 있는데 이 부분도 당당하게 요구했다. 액수를 밝힐 수 없으나 이제 한국 감독들도 외국 감독 못지않게 대우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 홍 감독의 계약기간을 2027년까지로 정한 이유는 뭔가.
▲ 단기간 결과에 대해 평가하는 것보다 A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의 연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드리고 싶었다. 홍 감독님께 말씀드렸다. 감독의 전술적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유럽 코치를 최소 2명을 요청하겠다고 했고, 홍 감독님도 받아들였다. 홍 감독님의 풍부한 경험과 지식이 유럽 코치들과 조화가 이뤄진다면 A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 간 연계성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 유럽 출장이 정말 감독 선임을 위한 절차였나, 아니면 요식 행위였나. 이번에 전력강화위가 정상적인 역할을 한 건가.
▲ 전력강화위를 기본적으로 존중했고, 도중 외부에서 많은 감독을 추천받았으나 혼자 결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전력강화위가 해온 절차대로 했다. 최종 후보자가 나왔으니 그 안에서 (선임 작업을) 해야 하는 게 내 임무라고 봤다. 내가 다섯 분의 동의만 얻은 게 잘못됐다는 지적은 내가 언급하기 어려운 것 같다. 협회 법무팀의 조언을 들었고,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해서 그대로 했다. 그 부분에 대해 내게 물어본다면 법무팀에 다시 물어볼 수밖에 없다.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회의실에서 축구협회가 차기 대표팀 감독으로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내정한 것과 관련한 브리핑에 참석하며 인사하고 있다. 2024.7.8 [email protected]
-- 홍 감독과 협회 사이 물밑 접촉이 있었나. 공감대가 형성된 과정을 밝혀달라.
▲ 내가 어떻게 결정했는지 솔직히 다 밝히겠다. 한국 축구가 어떻게 가야 하는지 스스로 고민이 많았다. 후보자들이 너무 열심히 한국에 오고 싶어 하셨고 연봉 문제도 다 받아들이셨다. 아무 문제 없었다. 그분들이 가진 고유의 축구 철학이 굉장히 확고했고 나도 너무나 존중했다.
하지만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분들 중 한, 두 분이 문자 메시지를 어제 보냈다. 본인에게 관심을 가지고 인터뷰해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나는 너무나 죄송하다고, 당신은 정말 훌륭한 감독이니 앞으로 곧 팀을 맡을 거라고 답했다. 두 분이 누군지 아마 짐작하실 거다. 이분들의 철학이 확고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지금 적응할 수 있을까가 내가 생각한 첫 번째 고민이었다.
우리가 (파울루) 벤투 감독님 시절처럼 빌드업을 통해 미드필드에서 전진하면서 기회를 창출하려고 해오고 있지 않나. 이 말은 수비에서 롱패스를 써서 우리가 어떤 경합을 유도하면서 빠르게 전환하는 축구는 아니라는 뜻이다. 이게 잘못됐고 나쁘다는 게 아니다. 과연 이게 한국 축구에 맞을까 고민하는 거다.
또 한 분은 굉장히 강도 높은 압박을 강조하는 철학을 가지고 계셨다. 난 그분들 철학을 존중한다. 과연 우리가 빌드업을 시작하면서 미래로 가고 있는데 이런 압박 철학을 가진 분을 선수들에게 붙이는 게 맞는가. 중동 국가와 맞붙을 때 상대가 움츠릴 때 우리가 빌드업을 통해 전진하고 많은 기회를 내야 하는데 수비 라인을 너무 올리면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해 고전한 경험이 있다. 이런 걸 잘 극복할 수 있을까. 후반까지 체력 문제는 없을까. 이 확고한 철학을 선수들이 대표팀 소집 기간 10일 안에 이해하면서 경기할 수 있을까. 이런 부분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하지만 여러분은 울산 HD 축구를 보지 않았나. 빌드업, 기회 창출 K리그 1위다. 이 모든 걸 홍명보 감독님이 다 했다는 게 아니다. 우리 한국 축구 대표 선수들이 해온 스타일을 어떻게든 끌어올려 3차 예선을 통과해 월드컵으로 나가야 하는 그런 문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의 (수준) 낮은 지식과 경험을 비난해도 좋다. 하지만 어떤 감독님을 만나야 지금 선수들이 가진 데에서 크게 변화를 주지 않고 끌고 갈 수 있는지 스스로 결정을 내렸다. 이런 부분이 잘못됐다고 하면 당연히 받아들이겠다. 하지만 후회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유럽 출장을 다녀와 홍 감독님을 만나기 전에는 내가 접촉해서도 안 되고, 그럴 위치도 아니었다.
(서울=연합뉴스) 차기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된 홍명보 울산 HD감독.
지난 2023년 11월 프로축구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이 울산시 동구 구단 클럽하우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7.7 [연합뉴스 자료사진] [email protected]
-- 100명가량 후보를 검토했지만 결국 그 안에서는 선임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 과정을 돌아보는 평가 작업을 생각하고 있나.
▲ 97명의 후보군을 전력강화위가 고생해서 최종 후보자로 압축했다. 그분들도 최대한 노력했다. 이 자리에서 내가 이렇다저렇다 하기에는 어렵다.
가장 중요한 건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거다. 회장님이 나한테 모든 권한을 주셨기 때문에 투명하게 절차대로 스스로 결정했다.
-- 주도하는 축구를 우리도 하겠다고 하는데, 홍 감독은 왜 적합하고, 외국 감독의 경우 왜 철학을 입히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나.
▲ 우리가 주도하는 플레이를 하자고 하지만 모든 경기를 다 주도하자는 게 아니다. 감독님들의 계획에 따라 매 경기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