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압도적 MVP 박지수 "올해가 제 최고의 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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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라운드 MVP 석권하며 KB 정규리그 우승 견인
(청주=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안 그래도 한국 여자농구의 에이스인 박지수(청주 KB)가 "올해가 제 최고의 시즌"이라며 한껏 물오른 기량을 자랑했다.
박지수의 소속팀 KB는 14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부산 BNK와 홈 경기에서 68-60으로 이겼다.
박지수는 이날 13점, 15리바운드의 더블더블 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13점, 15리바운드는 여느 선수라면 '인생 경기'라고 불릴만한 개인 기록이지만 이날 박지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늘 이기면 정규리그 1위 확정이라는 사실 때문에 들떴다"며 "평소보다 경기력이 좀 안 좋았다"고 자책했다.
박지수는 이번 시즌 득점(20.9점)과 리바운드(15.7리바운드) 모두 1위를 달리고 있으며 공헌도 역시 압도적인 1위다.
정규리그 1∼5라운드 최우수선수(MVP)를 휩쓸며 올해 정규리그 MVP도 사실상 예약했다.
박지수는 경기 후 '올해가 최고의 시즌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부족한 게 많이 생각나지만, 그래도 주위에서 칭찬해주시니 올해가 최고의 시즌인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제가 언제 라운드 MVP를 이렇게 연속해서 받겠느냐"고 되물으며 "하지만 개인적으로 골 밑에서 무게감을 더하고, 득점으로 마무리하는 능력도 더 키워야 완벽한 시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지수에게 이번 시즌이 더욱 남다른 것은 지난 시즌 실패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시즌 공황 장애 등의 이유로 정규리그 30경기 가운데 9경기에만 나왔고, KB는 10승 20패로 4강 플레이오프에도 나가지 못했다.
박지수는 "작년 힘든 시기가 있었는데, 안 좋은 일만 있으라는 법은 없는 것 같다"고 웃으며 "작년에 액땜을 잘해서 이렇게 올해는 좋은 일도 많고, 상도 많이 받고 있어서 스스로 자랑스럽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올해 더 압도적이 된 퍼포먼스도 "작년 아쉬움이 너무 커서 올해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며 "작년에 성적이 안 좋았지만 올해 개막 미디어 데이에서 팬 분들이나 다른 팀 선수들이 KB를 우승 후보로 지목해주셔서 거기에 보답하고 싶기도 했다"고 말했다.
특히 "(라이벌인)아산 우리은행이 지난 시즌 압도적으로 우승하는 모습에 더 동기부여가 됐다"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3점 슛 등 외곽 플레이 비중을 늘리고 싶다고 밝혔다.
박지수는 "이렇게 얘기하면 (골 밑에 집중하기를 원하는) 감독님이 싫어하시겠지만 국제 경쟁력이 있으려면 골 밑에서 받아먹는 것보다 3점이나 미들슛 능력이 있어야 한다"며 "제가 힘이 좋은 편이 아니어서, 외국 나가면 그런 점이 문제이기 때문에 또 하나의 무기를 갖고 싶다"고 설명했다.
최근 일본이 파리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스페인, 캐나다 등 세계적인 강호들을 연파하고 본선 티켓을 따낸 것을 지켜본 소감을 묻자 박지수는 "신체 조건이 중요한 농구에서 평균 신장이 170㎝대인 일본이 장신의 서양 팀을 상대로 잘한다는 것이 놀랍다"며 "예전에는 한국 여자농구가 그런 모습이었는데 지금은 상황이 바뀌어 아쉽다"고 답했다.
그는 "선수들 마음가짐이 중요한데 지금 자리에 안주하지 말고, 더 큰 무대를 향해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지수는 "정규리그가 끝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까지 저희 팀의 모습을 유지하면서 좋은 경기력을 계속 보이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