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MLB 홈런왕 소사, 19년 만에 금지약물 복용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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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의회 청문회서 부인…통산 609홈런으로 현역 은퇴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한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스타 선수였다가 도핑 적발 등 여러 불미스러운 일로 손가락질받았던 새미 소사(56)가 뒤늦게 약물 복용을 시인했다.
소사는 20일(한국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연간 162경기에 출전하기 위한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그리고 부상에서 회복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면서 "어떠한 법을 어긴 적은 없지만, 돌이켜보면 실수를 저지른 것 같아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가난한 소년이었던 소사는 야구선수의 꿈을 품고 1989년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하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소사는 1992년 시카고 컵스로 옮긴 뒤 본격적으로 기량을 꽃피웠다.
특히 1998년 마크 맥과이어와 벌인 치열했던 홈런왕 경쟁은 미국인을 다시 MLB 야구장으로 불러온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동료 선수와 팬, 언론과 관계까지 좋았던 소사는 '그라운드의 신사'로 불렸다.
실력과 인성을 동시에 갖춘 것으로 평가받았던 소사는 2003년 경기 중 배트가 부러지며 '코르크 배트'로 경기를 치른 게 들통나면서 추락이 시작됐다.
메이저리거의 경기력 향상 약물 복용 의혹이 수면 위로 올라온 가운데 2005년에는 미국 의회 청문회에 나가서 도핑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뒤늦게 2003년 MLB 사무국의 도핑테스트 양성 적발 사실이 공개되면서 완전히 거짓말쟁이로 낙인찍혔다.
게다가 소사는 2004년 시즌 마지막 경기에 70분가량 지각했고, 스타가 된 이후 안하무인으로 변한 성격에 질린 동료들이 라커룸에 있던 소사의 오디오를 부수면서 쫓겨나듯 컵스를 떠났다.
이후 소사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1년씩만 뛰고 현역에서 은퇴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타율 0.273, 2천408안타, 609홈런, 1천667타점이다.
성적만 보면 MLB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기에 부족하지 않지만, 금지약물을 복용한 탓에 2022년 득표율 18.5%로 기자단 투표에서 최종 탈락했다.
소사가 19년 만에 약물 복용을 고백하자 컵스 구단도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톰 리키츠 컵스 회장은 "소사와 함께 앞으로 나아갈 준비가 됐다. 그가 성명을 발표하고 구단에 알려줘서 고맙다. 누구도 완벽할 수는 없지만, 그의 열정을 의심한 적은 없다"는 말과 함께 내년 초 열릴 구단 행사에 초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