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원석 "내 득점 20점이든 30점이든…일단 이기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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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하이' 25점…'SK전 12연패 탈출' 앞장
(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프로농구 서울 SK를 상대로 12연패를 탈출하는 데 앞장선 서울 삼성의 센터 이원석이 개인적인 활약보다 팀 승리를 갈망했다며 활짝 웃었다.
이원석은 15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자신의 '커리어 하이'인 25점을 기록해 팀의 88-84 승리의 선봉에 섰다. 리바운드도 7개를 곁들였다.
이날 승리로 삼성은 2022년 11월 이후 2년 만에 3연승을 달렸고, SK를 상대로는 2022년 10월 29일 이후 13경기 만에 승리를 쟁취했다.
이원석은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나 "내가 일대일 상황에서 득점한 게 아니라, 대부분 스크린을 걸고 빠져나왔을 때의 공격에서 득점이 나왔다"며 "내가 잘했다기보다는 패스를 준 형들에게 감사하다"고 공을 돌렸다.
그러면서 "내 득점이 20점이든 30점이든, 팀이 지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생각했다"며 "일단 이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원석은 이날 김효범 감독이 주문한 스크린과 이후 픽앤롤 상황에 집중했고, 빈 곳에서 손쉽게 득점을 올렸다.
이원석은 "감독님께서 길게 빠지라고 하셨다. 나머지 가드들이 (나를) 잘 찾아서 패스를 넣어준 것 같다"며 "스크린을 걸고 빠진 것뿐만 아니라 저스틴 구탕과 공격 호흡도 잘 통했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공격 공간이 넓어진 데 대해서는 "빠지는 재미가 있고, 치고 들어가는 재미도 있다 보니 더 신나서 뛰는 것 같다"며 "코피 코번이 복귀하는 데 따른 솔루션도 감독님이 잘 준비하고 계신다. 지금은 지금에 맞게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효범 감독이 이원석에게 강조하는 건 두 가지다. 스크린과 롤이다.
김 감독은 이원석에게 일대일 기회는 점차 늘려줄 테니 일단 스크린과 롤에 집중하면서 헌신적인 플레이를 하고 파생되는 득점 기회를 잡으라고 강조한다.
김 감독은 "이원석이 롤로 빠지는 걸 제대로 배운 적이 없었다. 비시즌에 어떤 발로 무게 중심을 딛고 빨리 빠져야 하는지, 드롭 수비와 스위치 디펜스에서의 상황 등을 구체적으로 훈련했다"고 했다.
이어 "처음엔 스크린도 어떻게 거는 건지 아예 모르더라. 사람한테 걸어야 하는데 공간에 걸려고 했다"며 "지금은 가서 부딪치고, 걸고, 빠지고, 강하게 스크린을 걸고 있다. 잘 성장하고 있다"고 흐뭇해했다.
이원석이 경기 중 욕심을 많지도, 적지도 않은 상태로 유지했으면 하는 게 김 감독의 바람이다.
이에 이원석은 "나도 균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대일만 하다 보면 경기가 잘 안 풀릴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핸드오프 상황만 기다리고 2대2만 하면 팀에 마이너스"라며 "잘 조율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빙긋 웃었다.
이원석은 지난 1월에 이어 7월, 11월까지 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에 꾸준히 승선한 경험이 정신적으로 크게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돌아봤다.
그는 "대표팀에 다녀와서는 마음가짐이 많이 달라졌다"며 "미친 듯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두세 발짝 더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경기에서도 한 발 더 뛰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3연승으로 삼성 선수단에서는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생겼다고 한다.
이원석은 "이번 라운드 들어서 승리를 쌓고 있다 보니 경기할 때도 더 재밌게 뛰는 것 같다"며 "상대 리드가 5점까지 벌어지더라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겠다는 믿음도 팀 내에서 강해진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