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의 든든한 파트너로 성장한 정윤주 "더 성장할 일만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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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상대 21득점 활약…28득점 김연경과 승리 합작
(인천=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정윤주 선수는 오늘 첫 단독 인터뷰네요."
여자배구 흥국생명 구단 관계자는 아웃사이드 히터 정윤주(21)가 경기 후 인터뷰에 들어오기 직전 이처럼 말했다.
스타 선수가 즐비한 흥국생명에서 신예 정윤주가 가장 빛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정윤주는 24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전에서 개인 최다 21득점을 수확해 팀의 세트 점수 3-1 승리를 견인했다.
개막 9연승을 달린 흥국생명의 단독 1위를 지킨 귀중한 승리였다.
이날 정윤주는 1세트부터 4세트까지 쭉 코트를 지켰다.
정윤주에게는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 외에도 수많은 '올 시즌 경기 최다' 기록도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그는 공격 점유율(29.38%), 서브 득점(2개), 리시브(8개)에서 올 시즌 가장 많은 숫자를 남겼다. 심지어 범실도 5개로 올 시즌 가장 많았다
한국 여자배구를 대표하는 아웃사이드 히터 김연경의 파트너로 성장했다는 의미다.
정윤주는 "100% 만족하고 정말 최고였다는 말은 못 해도,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예전에 한 경기 20득점 했을 때보다 성장했다. 앞으로도 성장할 일만 남았다"며 활짝 웃었다.
이날 경기 후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정윤주에 대해 "2세트 이후 경기력이 마음에 들었다. 많이 성장해야 하는 선수다. 잘 되는 날도, 안 되는 날도 있겠지만, 성장했으면 한다. 이런 선수가 있으면 좋다"고 칭찬했다.
정윤주는 "감독님은 칭찬도 잘해주시고, 당근과 채찍을 잘 주시는 분"이라며 "내가 할 수 있는 선수라고 느낀다. 안 될 때도 있지만, 멘털이 강해지는 게 느껴진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정윤주는 서브 로테이션을 빨리 돌리는 게 자기 역할이라고 했다.
배구 경기에서는 상대가 서브권을 가졌을 때 점수를 내면 서브 로테이션이 한 번씩 돌아간다.
김연경 대각선 뒤에 서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은지 묻자 그는 "(김연경 파트너로) 들어가는 이유가 로테이션을 빨리 돌리기 위해서다. 부담은 없지 않지만, 그래도 그 자리에서만큼은 최선을 다한다"고 답했다.
이날 정윤주는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2세트 35-36에서 그는 현대건설 위파위 시통(등록명 위파위)의 서브를 바라만 보다가 득점을 허용했다.
"리시브가 부족해서 언니들이 평소 커버해주는데, 판단 미스로 그냥 넘겼다. 정면으로 오는 건 제가 받는데, 멀리서 봐서 (서브가) 휜다 싶으면 언니를 부른다"는 것이 정윤주의 설명이다.
정윤주는 강력한 공격이 강점으로 꼽히는 선수지만, 리시브는 아직 부족하다.
듀스에서 수비 실수로 한 세트를 내준 그는 3세트에서 곧바로 만회했다.
반대로 25-25 듀스에서 서브 에이스를 터트린 것이다.
정윤주의 에이스로 세트 포인트를 만든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찔러넣기로 3세트를 챙겼다.
정윤주는 "그래도 2세트 실수를 만회한 것 같다. 아주 중요한 점수라 '해냈다' 싶었다"고 그 순간을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