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 달 만의 복귀전' 기성용…"내년엔 린가드가 주장하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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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스플릿 진출 이끈 후배들 고마워…팬을 위해서라도 ACL 나가고 싶다"
(수원=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부상을 이겨내고 넉 달 만에 복귀전을 치른 프로축구 FC서울의 주장 기성용이 그동안 '임시 주장'을 맡아 팀을 상위 스플릿으로 이끈 린가드와 열심히 뛴 선수들, 끊임없는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기성용은 26일 경기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3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후반 22분 이승모 대신 교체로 투입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지난 6월 2일 광주전 이후 넉 달 만의 복귀전이었다.
아킬레스건 쪽에서 부종이 발견된 기성용은 그간 회복에 집중했다.
김기동 감독은 경기 전 기성용의 컨디션이 60% 수준이라며 경기 리듬을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김 감독은 서울이 1-0으로 앞선 후반 22분 이승모를 빼고 기성용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기성용은 후반 39분 벼락같은 중거리 슈팅으로 직접 골문을 노리기도 했다.
기성용은 "지난 넉 달 동안 힘든 시간이었지만 몸을 다시 새롭게 만드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부상이 좀 길어지면서 개인적으로 좀 답답한 부분이 있었지만 서두르려고 하기보다는 회복하는 데 집중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기동 감독은 "득점이 없었다면 후반 시작과 동시에 기성용을 투입하려고 했지만, 전반전 득점하면서 좀 더 투입 시기를 늦췄다"며 "기성용이 팀의 중심을 잘 잡아줬다. 마지막엔 슈팅도 때렸는데, 골이 들어갔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기성용은 자신이 팀을 이탈한 기간, 5년 만의 서울의 파이널 A 진출을 확정한 후배들에게 고마움도 드러냈다.
기성용은 "여름에 특히 더웠는데, 그때 승리를 많이 쌓아서 상위 스플릿에도 처음 왔다. 나는 숟가락만 얹은 느낌인데, 얼떨떨하다"며 웃었다.
그간 캡틴 완장을 찬 린가드를 향해서는 "내년엔 린가드가 주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기성용은 "린가드가 캡틴 역할을 잘 해줬다. 린가드 본인도 시즌 초반보다 경기력이나 몸 상태가 많이 좋아져서 팀에 상당히 큰 도움이 되고, 리더십에서도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많이 끼치고 있다"며 2025시즌 주장으로 린가드를 밀었다.
팬들에게도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했다.
기성용은 "이렇게 오랜 기간 그라운드를 떠나 있어서 죄송했다"며 "팬들께서 응원을 보내주셔서 힘이 난다. 팬들을 위해서라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까지 나가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기 몸 상태에 대해서는 70% 수준이라고 자평한 기성용은 "연습경기와 본 경기는 다르다.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아 아쉽긴 하지만, 몇 분을 뛰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마지막 3경기를 잘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앞으로 풀타임을 소화하는 기성용의 모습을 기대해도 되느냐'는 질문에 기성용은 "모르겠다"며 애매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몸이 갑자기 좋아지면 좋지만, 오랜 기간 그라운드를 나와 있었다"며 "팀에 가장 좋은 방향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도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베테랑의 역할은 계속할 수 있다.
기성용은 "세 경기가 남았는데,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좀 더 한계까지 밀어붙여서 이겨야 한다"며 "여름에 보여줬던 선수들의 모습이 시즌 마지막까지 나왔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