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잔치' MVP 차지한 '그린 몬스터 수문장' 보스턴 두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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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올스타전 데뷔 타석서 결승 2점 홈런으로 AL 승리 견인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보스턴 레드삭스 외야수 재런 두란(27)이 야구팬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건 2022년 7월 23일(한국시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경기였다.
당시 보스턴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두란은 0-6으로 끌려가던 3회 2사 만루에서 라이멜 타피아의 평범한 뜬공 타구 위치를 완전히 놓쳤다.
두란이 어리둥절한 사이 공은 펜스 앞에서 뚝 떨어졌고, 두란이 후속 조치도 하지 않은 탓에 인사이드 더 파크 만루 홈런이라는 진기록이 나왔다.
이 밖에도 여러 번 미숙한 외야 수비로 보스턴 팬을 분노하게 했던 두란은 이제 당당한 주전 선수로 거듭났다.
붙박이 1번 타자로 활약 중인 두란은 생애 첫 MLB 올스타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올스타전 데뷔 무대에서 결승 2점 홈런을 때려 '별 중의 별'이 됐다.
두란은 1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2024 MLB 올스타전에서 5회초 대수비로 경기에 투입된 뒤 5회말 투런 아치를 그렸다.
3-3으로 맞선 5회말 2사 1루에서 올스타 데뷔 타석을 맞이한 두란은 헌터 그린(신시내티 레즈)의 스플리터를 놓치지 않고 힘껏 잡아당겨 오른쪽 펜스를 넘겼다.
두란의 홈런으로 아메리칸리그(AL)는 내셔널리그(NL)에 5-3으로 승리했다.
두란은 경기 후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MLB 사무국은 2002년부터 보스턴 출신의 '마지막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의 이름을 따 올스타전 MVP를 '테드 윌리엄스 올스타전 MVP'라고 이름 붙였다.
보스턴 소속 선수로는 5번째 올스타전 MVP가 된 두란은 구단 전설의 이름이 붙은 상을 받아 의미를 더했다.
2022년까지 가능성만 보여줬던 두란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기량을 꽃피우기 시작했다.
발가락 부상으로 시즌을 일찌감치 접었지만, 102경기에서 타율 0.295, 8홈런, 40타점, 46득점을 올렸다.
올 시즌은 95경기 타율 0.284, 10홈런, 41타점으로 활약 중이며, 2루타(27개)와 3루타(10개) 모두 리그 1위를 질주한다.
장기인 빠른 발을 활용해 중장거리 타자로 이름을 알린 두란은 '별들의 잔치'에서는 홈런으로 일을 냈다.
미숙했던 외야 수비도 일취월장했다.
두란은 올 시즌 좌익수로 48경기, 중견수로 47경기 선발 출전했다.
보스턴 좌익수는 MLB 30개 구장에서 가장 수비가 까다로운 '그린 몬스터'를 등 뒤에 놓고 경기해야 한다.
원래 내야수 출신이었다가 공격력 극대화를 위해 외야로 나간 두란은 이제 그린 몬스터마저 정복하고 안정적인 수비력을 뽐낸다.
두란은 경기 후 그라운드 인터뷰에서 "첫 번째 타석에서 빠른 공이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홈런 순간을 떠올렸다.
이어 "같은 디비전에서 라이벌로 경쟁하던 선수들과 클럽하우스를 같이 쓴다는 게 정말 멋진 일이다. (후반기부터) 그들과 다시 경쟁하는 게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두란은 이후 기자회견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풀어놨다.
두란은 "보스턴과 올스타전에서 뛰고, 그들을 대표할 수 있어서 감사할 뿐이다. MVP를 받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초현실적인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그가 받은 MVP 트로피에는 고인이 된 전설 테드 윌리엄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두란은 "윌리엄스는 훌륭한 야구선수일 뿐만 아니라 훌륭한 인간이기도 하다. 그의 이름이 새겨진 상을 받아서 영광"이라고 했다.
이어 "제가 최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고개를 숙이고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자기 전까지는 MVP를 받은 게 실감 나지 않을 것 같다. 오늘은 쉽게 잠들지 못할 것 같다"고 감격을 표현했다.